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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우들과 못다한 꿈 하늘에서 이루시길"… 백선엽 장군 딸이 울먹이며 읽은 편지

뉴데일리

"아버님의 눈, 다부동 전우들의 눈은 저 멀리 북쪽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제 전우들과 함께 못다한 통일의 꿈을 이루고자 하늘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을 수호하시리라 믿습니다."

5일 오후 2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개최된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에서 백 장군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가 단상으로 나왔다. 백 여사는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넨 뒤,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 작성한 편지를 꺼내 대독했다.

이 편지는 백 장군이 별세하기 9개월 전인 지난 2019년 10월19일 당시 칠곡군수에게 보내려고 작성했다고 한다. 백 여사는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써두고, 본인의 소원이 당시에는 이뤄질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전달이 안된 편지"라고 소개했다.

편지의 주된 내용은 자신이 죽고 난 뒤, 이곳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있는 무명용사들의 묘 옆에 묻히고 싶다는 것이었다. 백 장군은 편지에 "노병 백선엽은 이세상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 한 가지 소원이 있어서 군수님께 이 글을 올린다"라고 적었다.

이어 "제 나이 백수를 바라보고 있다. 벌써 전우들 곁으로 갔어야 했는데, 이제 곧 전우들을 만날 때가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백 장군은 편지에서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1사단 전우들의 혼령과 함께 영원히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바라옵기는 우리 1사단 전사자들의 명부와 다부동에서 쓰러져간 무명용사들의 묘가 있는 이곳, 다부동전적기념관 영내 무명용사들의 묘 옆에 묻혀 그들의 혼령을 위로하면서 전우들과 함께 영원히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혼령이 되는 것이 마지막 간절한 소원"이라고 부탁했다.

편지를 대독하던 백 여사는 목이 메인 듯 잠시 울먹였다.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백 장군이 남기고 간 편지의 남은 부분을 차분히 읽어 내려갔다. 백 장군은 "이 노병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시길 간절히 청하오며, 호국 평화의 고국 칠곡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편지를 끝맺었다.

백 여사는 "이곳에 오늘 아버님의 소원대로 모시지는 못했지만, 대신 아버님 동상이 세워졌다"며 "그런 의미에서 아버님의 동상은 사실상 생사를 같이 했던 전우들의 동상이며, 다부동 전투의 투혼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이날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박민식 보훈부장관과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장관 등 내빈이 참석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이우경 동상건립추진위원장의 경과보고, 내빈 축사, 백 장군 생전 영상, 제막식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첫 공개된 백선엽 장군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제작됐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동상이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국민성금모금과 국가보훈부 예산 1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행사에 참석한 김관진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장군님의 그 유명한 말씀인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고 한 전투현장이 바로 이 지역"이라며 "때 늦은 감이 있으나, 후손들에게 전쟁영웅인 백 장군의 호국정신과 구국정신을 기억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날 자유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호국영령과 6·25전쟁 시 참전용사와 지게부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칠곡 다부동 일대에 호국메모리얼 공간 등을 조성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의 호국·안보 교육 장소로 만드는 등 경북을 대한민국 호국의 성지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민식 보훈부장관은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인 백선엽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많은 분들이 기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7/05/20230705001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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