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주년을 맞아 '우리가 문화다'가 용산 전쟁기념관 1층 이병형홀에서 21일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Roll Call 문화제'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롤콜(Roll Call)이란 모임을 주재하는 사람이 개개인의 이름을 연이어 불러 인원을 점검한다는 뜻이다. 전사자를 위한 '마지막 점호'라는 의미도 있다.
행사는 총 3부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호국영령을 기리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영상에는 6.25전쟁 참전국들의 전쟁 사망자 수를 외치는 감동이 담겼다. 이어 송경호 대금연주자의 공연과 박동 위원장의 추념사로 개회식을 마쳤다.
1부는 심포지엄이었다. 전보삼 만해기념관 관장, 권승욱 아라리오홀딩스 회장, 이정휴 전 헌법재판소 국장, 박태우 전 고려대 교수 등 4명이 '우리는 하나다 그 꿈은 이루어진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전 국장은 참전용사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번 행사에서 모두가 합심한 마음으로 우리 뜻이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교수는 "유엔군의 참전이 없었으면 어땠을지 떠올려 보며 왜 그분들을 기리고 되새겨야 하는지, 대한민국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연을 마무리 했다.
2부는 '우리는 하나 그 꿈은 이뤄진다 Roll Call 문화제' 소개 영상으로 시작했다. 영상에선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박준상 문화제 총감독의 설명이 이어졌다. 박 총감독은 "Roll Call 문화제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문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문화는 희생된 분들을 365일 기리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문화다'가 그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성이 아닌 올해 말까지 이어나갈 세계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2부 끝에는 'Roll Call 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영상 촬영이 있었다. 이후 '촛불의 소멸 그리고 영혼의 울림' 퍼포먼스 촬영으로 2부를 마쳤다. 참여자들은 촛불을 끔으로써 전사한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그들의 이름을 외치며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33인의 3분 연설이 있었다. 연설은 총 1시간 33분 동안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참전용사의 희생을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염원을 각자의 연설에 담았다.
김문희 보건학문인권연구소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라고 설명하면서 "저희 아버지는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말을 잃으셨다. 용사들은 3년의 전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참전 용사분들, 돌아가신 순국선열 분들, 아직 살아계신 한분 한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상열 한미동맹강화국민운동본부 부총재는 "6.25 전쟁의 참상과 진실이 묻히고, 수많은 희생이 잊히고 있다. 수십만 유엔군의 시신은 여전히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여전히 고통을 받는 병사들도 있다. 외국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전사한 유엔군을 언급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진호씨는 "롤콜을 통해 민주주의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순 한미동맹강화운동본부 회장은 "이번 행사로 한˙미 동맹의 소중함을 느끼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이름을 부르는 롤콜이 감명 깊었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런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길 바란다"고 했다.
주최 측은 올해 총 7회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21일을 시작으로 12월 31일 잠실 주 경기장에서 마지막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재경 '우리가 문화다' 사무총장은 "기존 추모행사를 문화행사의 형태로 바꿔 젊은 사람도 쉽게 접근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6/22/20230622001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