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1 MLB … '선발' 이정후-'생존' 배지환 등 한국인 빅리거 5인 출격 대기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28일(한국시각) 새 시즌의 막을 올린다. 월드투어 일환으로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간 도쿄시리즈가 18~19일 열렸지만, 미국 본토에서 30개 구단이 모두 경기하는 진정한 의미의 개막은 이날이다.

메이저리그는 9월29일까지 팀당 162경기씩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시즌은 인터리그 라이벌 경기를 4경기에서 6경기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를 떠난 애슬레틱스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신축 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경기한다.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은 7월1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총 12개 팀이 포스트시즌(PS)에 오른다.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각 지구 우승팀(총 6팀)과 양대 리그 지구 1위 외 상위 3팀(총 6팀)이 월드시리즈(WS) 우승 경쟁을 벌인다.

지난해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해 통산 8번째 WS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더더욱 막강한 전력을 구축, 2연패에 도전한다.

나머지 29개 팀은 이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그중에서도 △애틀랜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대항마로 꼽힌다.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아무래도 한국인 빅리거의 활약상이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박찬호·류현진·추신수 등 많은 한국인 선수가 MLB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그 파워가 약해졌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맏형'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을 필두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 △김혜성(다저스)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 등 5명이 있지만, 확실한 주전 입지로 개막 엔트리 진입을 확정한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38경기 만에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던 이정후는 루이스 마토스, 엘리엇 라모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함께 4명의 개막전 외야수 로스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달 중순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열흘가량 쉰 이정후가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한 이상 개막 로스터 진입은 기정사실이었다.

현지에서도 '건강한' 이정후에 대한 기대가 크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의 PS 진출을 좌우할 핵심 선수로 이정후를 꼽았다. 이정후가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를 평정했던 타격 실력을 발휘해야 샌프란시스코가 4년 만에 PS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후는 전날 막을 내린 MLB 시범경기 최종전에도 정상적으로 출전했고, 경기 후 현지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정말 좋다. 최고의 구단 지원을 받고 건강하게 복귀했으니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 경기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아름다운 오라클 파크에서 나 역시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후의 올해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타율 0.250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9다.

올 시즌 3번 타자로 자리를 옮긴 이정후는 개막전부터 주전 중견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앞서 이정후는 2023년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656억원)에 계약하며 MLB에 진출한 이정후는 지난해 5월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 도중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신시내티와 개막전을 치른다.

시범경기에서 치열하게 생존 투쟁을 벌인 배지환도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됐다.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포스트가제트의 노아 힐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피츠버그 개막 로스터 26인 명단을 공개했다.

앞서 피츠버그는 25일 5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를 보냈다. 배지환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배지환은 백업 외야수 한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잭 스윈스키와 나란히 승선했다.

배지환은 시범경기 타율 0.381(42타수 16안타), 스윈스키는 타율 0.375(40타수 15안타)로, 두 선수는 나란히 시범경기 팀 내 최다 안타 1~2위를 차지했다.

배지환은 홈런 1개와 4타점, 3도루를 보태고 팀 내 득점 1위(13개)를 기록했다.

배지환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배지환은 고관절 부상 여파로 부상자 명단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배지환은 올 시즌 빠른 발과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수비능력을 바탕으로 백업 야수 임무를 소화할 전망이다.

피츠버그는 28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마이애미와 방문 경기로 2025시즌을 시작한다.

1월 탬파베이와 2년 2900만달러(약 425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김하성은 이르면 4월 복귀를 준비 중이다.

지난 시즌 도중 우측 어깨를 다치며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현재 타격과 송구 훈련 등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하성과 탬파베이가 체결한 계약에는 2025시즌이 끝난 뒤 선수가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다.

김하성은 올 시즌 건강을 되찾고 재차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시즌 후 대형 계약을 노려볼 만하다.

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WS 우승팀인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달러(약 322억원)에 계약한 김혜성은 다저스의 화려한 선수층에 밀려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한다.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0.207 1홈런 3타점 2도루 6득점 OPS 0.613에 그친 김혜성은 12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구단의 조언과 분석에 따라 바꾼 타격 자세에 적응 중이고, 유틸리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비에서는 2루수와 유격수뿐만 아니라 외야수로도 준비하고 있다.

김혜성은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며 빅리그 콜업을 위한 경쟁을 이어간다.

유일한 투수 고우석은 스프링캠프 기간 부상으로 시범경기 등판도 못 한 채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