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으로 끝날 것인가 … 손흥민의 토트넘, 리그컵 결승 진출 불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FC가 리버풀 FC에 대패를 당하면서 리그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7일 오전 5시(한국시각) 영국 머지사이드주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 카라바오컵(잉글랜드 리그컵) 4강 2차전에서 0대 4 대패를 당했다.

지난달 9일 1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으나, 합계 스코어 1대 4가 된 토트넘은 준결승에서 탈락하게 됐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또 한 번 무관 탈출에 위기를 맞았다.

토트넘에 리그컵 우승은 절실했다. 마지막 리그컵 우승은 2007-2008시즌이고, 이후 토트넘은 리그컵은 물론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17년 만의 리그컵 우승을 향한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 토트넘은 EPL에서 14위에 머물러 사실상 우승은 물 건너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는 16강에 진출했고, 잉글랜드 FA컵에서는 4라운드에 오르면서 아직 우승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일정이 많이 남아있다.

그나마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이 리그컵이었고, 준결승 1차전 승리로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우승 도전이 좌절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프로팀에서 정상에 오른 경험이 없는 '주장' 손흥민도 우승을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풀타임 소화했지만, 골대를 맞추는 등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은 두 시즌 연속 대회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결승전은 3월17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전날 아스널 FC를 꺾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와 다툰다.

토트넘은 경기 내용의 모든 면에서도 리버풀에 뒤졌다. 볼 점유율에서 36%대 64%로 크게 밀렸고, 슈팅도 5대 26으로 열세를 보였다. 특히 리버풀이 유효 슈팅 10개를 기록한 반면 토트넘은 0개에 그쳤다.

1차전에서 승리한 토트넘은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서 2차전을 시작했으나, 전반 34분 선제골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리버풀 공격수 코디 각포가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승부의 균형을 바로 잡았다.

리버풀은 후반 3분 역전 기회까지 잡았다. 공격수 다윈 누녜스가 상대 진영 박스 안에서 토트넘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에게 반칙을 당하며 페널티킥을 끌어냈다. 키커로 나선 모하메드 살라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상승세를 탄 리버풀은 골 세례를 퍼부었다. 후반 30분 코너 브래들리의 도움을 받은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두 팀의 간격을 3대 0으로 벌렸다.

토트넘도 한 골 만회하는 듯했다. 후반 32분 손흥민이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받아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다.

하지만 추가골은 리버풀의 몫이었다. 후반 35분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가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4대 0 대승에 방점을 찍었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고, 경기는 리버풀의 역전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앞서 손흥민은 "이제 준결승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잘 준비해야 한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웸블리로 향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과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 "팀으로서 잘 준비해서 잘 준비해서 꼭 그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리버풀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카라바오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불발됐다.

손흥민은 아직 커리어 우승이 없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리버풀에 덜미를 잡히면서 고개를 숙였으며 이번에도 좌절됐다.

결승 진출 직전에서 좌절을 맛본 토트넘은 10일 오전 2시35분 애스턴 빌라 FC(EPL)와의 2024-2025 FA컵 4라운드를 통해 또 한 번의 우승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