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을 받아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을 돌려막는 방식의 전통적인 사기 수법인 이른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가 최근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 업체 대표가 수천억원을 가로채는가하면 사기 일당이 해외 알루미늄 사업으로 수익을 낸다고 100여명을 속여 60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케이삼흥 김현재 회장에 대해 지난 9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2006년 '기획부동산 사기'로 200억원을 가로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던 김 회장의 사기 행각은 이번 사건에서 더욱 진화했다. 회사 이름을 '삼흥그룹'에서 '케이삼흥'으로 변경하고, 부동산 사기에 폰지 사기 형태를 접목시켰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할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막대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한 달에 2% 넘는 배당수익도 약속했다. 실제 지난 몇 년간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며 신뢰를 쌓아왔지만 올해 3월부터 무더기 수익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면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최소 1000명에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2차전지 관련 주식을 장외로 저렴하게 매입하면 2배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내연녀의 지인과 가족 11명으로부터 17억원을 받아 가로챈 50대 남성도 지난 9일 구속됐다. A 씨는 신규 투자자의 돈을 받으면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외 알루미늄 사업으로 수익을 낸다고 100여명을 속여 60억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은 지난 1일 검찰에 넘겨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07명, 피해액은 약 60억원이다.
이밖에 경찰은 영농조합법인 시더스 휴스템코리아와 워너비그룹 등에 대해서도 폰지 사기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이다.
폰지 사기의 경우 다른 사기 수법에 비해 피해자 및 피해액도 대규모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처럼 지급하기 때문에 수익금 지급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피해자가 계속해서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 즉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나서야 경찰에 발각되는 것이다.
경찰은 '원금보장 고수익'을 내건 투자 유도는 무조건 경계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폰지사기는 20년 전부터 건강식품, 정수기, 네덜란드 튤립 등을 매개로 성행했다"며 "최근 코인(가상자산) 사기도 수법은 마찬가지다. 가치가 '0'인 코인 종목을 가지고 '원래 시세 5천원인데 3천원에 사라. 상장되면 훨씬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소액의 수익금을 지급하며 돌려막기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원금 보장이 가능한 투자는 없다. '원금보장 고수익 창출'이라며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무조건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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