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의 명신 해서(海瑞)에 관해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해서는 1514년 광동성 경산현(현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복건성 남평현 교유로 시작해서 현령을 거쳐 호부주사에 발탁되었습니다. 당시 해서는 청백리에다 유능하고 강직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1566년에 상소인 치안소(治安疏)를 올렸는데, 당시 명나라 황제는 명 4대 암군 중 한명인 가정제(嘉靖帝)의 시기로 가정제가 도교에 심취해서 정사를 내팽개치고, 조정의 태만함과 관리들의 부패를 비판한 상소문인데, 다음의 구절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가정제의 연호에 빗댄 부분으로, 그 구절은
天下因即陛下改元之號，而臆之曰：「嘉靖者，言家家皆凈而無財用也。」
"천하에선 폐하가 호를 연 뒤로 한결같이 말하기를, "가정(嘉靖)의 사람은 집안이 가정(家淨)하고 재물도 없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뭔 말이냐면, 가정제가 하도 정치를 못해서 집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상소문에 가정제는 노해서 사형을 명하려고 하자, 한 신하가 "해서는 강직하기로 유명한 인간이라 상소를 올리기전에 가족과 이별하고 관을 짜놓았다." 라고 말하자 가정제는 악명을 남기기 싫었는지 사형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물론 나중에 해서를 투옥했지만 재상인 서계가 처형을 말려서 늦어지다가 가정제가 죽고, 뒤이어 즉위한 융경제(隆慶帝)가 풀어주었습니다.
이후 강남에서 일조편법(一條鞭法)을 시행하였으며, 토지반환제도를 시행하였으나, 토지반환제도의 문제로 인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갔다가 이후 남경이부우시랑을 맡았다가 158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었을때 재산이 없어서 조문객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후에 해서는 수난을 당했는데, 1961년 중공에서 <해서파관>이라는 연극이 나오면서 마오쩌둥이 이 연극을 칭송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장징과 야오원위안이 이 연극을 마오쩌둥을 돌려까는 내용이라는 논평을 실으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내용인즉 1959년 루산회의에서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이 잘못되었다고 직언하다 실각한 펑더화이를 해서에 빗댄 연극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후에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게 되었고, 홍위병들이 해서의 무덤에 들이닥쳐, 무덤을 파괴하고 유골을 불태워버렸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마오쩌둥은 가정제를 초월한 암군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