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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에만 간첩죄 적용, OECD 중 대한민국 유일" … 간첩법 개정 요구 '봇물'

뉴데일리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군무원 A씨가 '블랙 요원' 정보를 중국 동포(조선족)에게 넘겼음에도 간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멍' 뚫린 간첩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현행법은 '적국'을 상대로 한 간첩 행위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적국'은 북한이 유일해 다른 나라에 국가기밀을 넘긴 행위를 처벌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간첩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개정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 데 이어 전문가들도 간첩법 적용 대상 범위를 넓혀 현행 간첩법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자유민주연구원·한반도 통일과 인권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8일 오전 국회에서 '현행 간첩 법제의 문제점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주최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A씨 사건을 언급하며 "간첩 활동을 하든 국가 기밀을 누설하든 그게 적국이 아니라면 문제가 안 된다"며 "간첩죄 적용대상을 적국 뿐만이 아니라 외국, 외국인 단체, 비국가 행위자까지 적용 대상을 넓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간첩죄를 적국에만 한정한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라고 지적했다.

형법 제98조 1항은 '적국'을 위해 간첩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항에는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명시돼 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는 군형법(13조)과 국가보안법(4조) 간첩죄 조항을 통해 국가 기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문제는 '적국'에 대한 간첩 행위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적국'은 사실상 북한이 유일해 북한이 아니면 간첩죄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발제자로 나서 "형법 98조가 적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해야 적용할 수 있다 보니, 우방국 등 외국이나 단체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해도 처벌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헌법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간첩죄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원장은 "북한은 헌법상 국가가 아닌 반국가 불법단체에 불과해 형법 98조의 적용이 제한적"이라며 "그러다 보니 북한 간첩들에게 '북한은 반국가적인 불법단체로서 국가로 볼 수 없으나, 간첩죄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국가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82도3036)를 근거로 처벌해 왔다"고 설명했다.

간첩 행위 대상을 '외국'으로 넓히는 걸 넘어 '비국가 단체', '외국인 단체'로 까지 확장하고 '국가기밀'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국현 전 국정원 방첩국장은 "북한 이외에 외국 단체나 비국가 행위자들의 위협이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다"며 "또 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가기밀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를 주고받으면 간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른 법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석광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각종 정보를 수집해 전달했는데도 국가기밀이 아닐 경우 간첩죄 적용이 불가하다"며 "국민적 법 감정과 실정법 간 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해외 간첩법 개정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수석연구위원은 "어떤 국가의 간첩 행위에 대한 처벌은 약한데 주변 다른 국가는 간첩 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한다면, 외국 정보기관은 처벌이 미미하다는 것을 알고 보다 적극적인 간첩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간첩죄 처벌에 있어서도 국가 간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과도하거나 무모한 간첩 활동을 억제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용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 첨단 산업 기술 유출이 국익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는 시대"라며 "우리도 간첩죄를 다른 나라들처럼 바꿔 적국·우방국 가리지 않고 기밀 유출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08/20240808002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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