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구영배 "최대 동원 자금 800억 원 … 당장 갖다 쓸 수 없는 상황"

이른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최대 논란거리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밝혔다. 큐텐은 '티메프'의 모회사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티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구 대표와 류광민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참석했다. 구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 발생 이후 22일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 구 대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는 말에 "(사태 해결을 위해) 그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 원"이라며 "바로 이 부분으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800억 원이) 중국에 있어 당장 정산 자금으로 쓰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큐텐 지분 38%를 갖고 있다"며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대금을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Wish) 인수에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티몬의 판매 대금 정산금을 위시를 현금으로 인수할 때 산 게 맞냐'는 질문에 구 대표는 "맞다.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티몬의 판매 대금 정산에 쓰여야 할 자금을 '위시' 인수 때 활용했다고 공식 인정한 셈이다.

다만, 구 대표는 해당 자금을 한 달간 사용하고 바로 상환한 만큼 정산 지연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400억 원을 위시 인수에 썼지만 바로 상환했다"며 "상환에 대한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대부분의 자금이 프로모션에 사용됐다고 했다. 그는 "(전자상거래 간)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티몬 결제 대금 행방'에는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부분은 답변이 어렵다"면서도 "티몬을 인수할 당시부터 구조적으로 누적돼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