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수' '뽀로로'까지 방송장악 대상 올린 민주, 어린이마저 '정치 도구'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국을 민생 중심이 아닌 정쟁으로 끌고 갔다는 비판에 이어 어린이마저 '정치도구'로 삼는다는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관철한 방송4법 가운데 EBS법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세대가 보는 방송마저 민주당이 장악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5박 6일간의 여야 대치 끝에 이른바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모두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될 때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반대에 나섰지만, 의석수의 한계에 부딪혔다. 민주당은 '24시간 이후 토론 종결권'을 통해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는 순서로 방송4법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방송4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처리된 교육방송공사법(EBS)법은 재석 189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EBS법은 EBS의 이사진 숫자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정치권뿐 아니라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통과된 방송법과 방문진법도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학회 및 언론단체가 이미 '친야 성향'으로 경도돼 있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특히 EBS는 각종 시사·교양·교육 부문을 비롯해 어린이 대상 방송 프로그램이 다수 편성돼 있는 공영방송이다. 민주당의 방송 장악이 어린이마저 정치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민주당이 방송4법 가운데 첫 번째로 강행 처리한 '방통위법'은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경우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통위원장과 방통위 역할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공영방송 지배 구조를 모두 민주당 편향으로 구성하고, 방통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하겠다는 심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EBS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국회 본관에서 '방송4법 규탄대회'를 열고 "EBS법도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언론노조가 방송을 장악해서 교육방송 내용조차 좌우하고 싶어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EBS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던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EBS의 자랑인 펭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나. 아니면 뽀로로가 문제가 되나"라며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EBS 프로그램을 열거하면서 과연 정치 편향적으로 운영된 바 있는지 따져 물었다. 그는 "EBS 프로그램 중 세계 테마기행을 좋아한다"고 언급하면서 이사 구성을 법으로 바꿔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세계 테마기행을 보며 '랜선' 여행도 했고 몸이 불편해 여행을 못하는 분들도 대리만족을 느꼈을 텐데 이 프로그램에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 있나"라며 "EBS는 건들지 마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종속 논란을 끊고, 언론 자유와 독립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송4법을 밀어붙였다"며 "그러나 정작 민주당의 그런 주장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왜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부터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야당이 되자 영구적 방송 장악을 위해 친야권·노조 인사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려는 꼼수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2016년에도 비슷한 취지의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막상 정권을 잡자 입장을 바꿔 KBS, MBC 사장부터 교체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게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말을 했고, 개정안은 그 뒤 5년 내내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를 통해 방송4법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민주당과 (이재명 전) 당 대표 방탄의 사적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며 "국회에선 다수독재, 방통위는 소수독재, 독재음모 즉각 중지하고 이재명의 방탄도구 방송 장악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