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중도 하차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경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몫이었던 대의원들의 표를 받아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과연 누가 지명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는 대통령 후보의 득표력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본선 대결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진작부터 일부 인사들이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올해 59세로, 비교적 젊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에 도전하는 유색인종 여성이며 서부 출신이라는 정치적 배경과 함께 대선의 승부는 경합주 선거 결과에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해 러닝메이트를 낙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구학적 균형'을 위해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이 거명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통령 후보는 앤디 베시어 켄터키주지사다. 46세인 베시어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 교체 카드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현재 미국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 중 하나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 가운데 하나인 켄터키에서 지난해 재선에 승리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경선에 함께 하면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젊은 후보'로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켄터키에서 나고 자란 공화당의 J.D 밴스 상원의원으로의 표 이탈을 막아줄 적임자로 꼽힌다. 밴스 의원의 경우 불우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다룬 저서 '힐빌리의 노래'를 통해 제조업 몰락으로 가난과 마약에 허덕이든 켄터키 저소득층의 모습을 그려냈다.
반면 베시어 주지사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켄터키를 바꿔나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한 바이든 행정부와의 공조로 SK블루오벌(SK온-포드 합작사)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공장과 도요타의 전기차 제조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6~7명 거론…대표 경합주 주지사들 '유력 후보' 부상또 다른 인물은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다.
샤피로 주지사는 여러 방면에서 장점이 있는 만능 카드로 거론된다. 펜실베이니아주지사로 5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는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기록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도 신임을 얻은 결과다.
19명의 선거인단(6위)이 걸린 펜실베이니아가 대표적인 경합주인 만큼 그의 전국적인 인지도는 본선 흥행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샤피로 주지사는 이날 발 빠르게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주지사도 후보로 꼽힌다. 67세인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법무장관 출신으로, 2016년과 2020년 주지사로 선출됐다.
16명의 선거인단(50개주 중 8위)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주가 2008년 대선 이래 줄곧 공화당 대선후보에게 표를 준 만큼 쿠퍼 주지사가 합류할 경우 본선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해리스 부통령도 대선을 앞두고 여러차례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쿠퍼 주지사와 선거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와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프리츠커 주지사의 경우 지난달 말 바이든 대통령의 첫 TV토론 부진 후에도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해왔지만, 최근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하겠다. 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휘트머 주지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다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여성이라는 점은 일부 선거인단에게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섬 주지사는 민주당 내에서 점점 두각을 드러내면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그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대선에 나설 경우 2명이 모두 캘리포니아주 거주자라는 점에서 시너지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게다가 미국 헌법은 같은 주 출신이 정‧부통령 출마를 제한하고 있다. 한 명이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만, 이 방법이 두 후보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마크 캘리 의원도 소환…"부통령 후보, 누가 되든 쉽지 않을 전망"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6명 외에 마크 켈리(애리조나) 상원의원이 러닝메이트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캘리 의원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WSJ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으로서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를 대표하기 때문에 경합주 출신 상원의원이 주지사 등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지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화당은 캘리포니아주의 자유주의, 엘리트주의 성격을 비판해왔다.
한편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누가 지명되든 그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첫 TV토론에서 '졸전'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을 두고 민주당이 한 달 가까이 내홍을 겪은 반면 공화당은 일찌감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그 사이 피습사건도 이어지면서 결속력은 배가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18일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데 이어 자신보다 39살이나 어린 '흙수저 출신'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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