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직을 18일(현지시각) 공식 수락했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드러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사건으로 대결 구도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나타나면서 당 안팎의 후보사퇴 요구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혼돈의 미국 대선정국의 남은 변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바이든 대통령의 교체 여부다.
꾸준히 제기돼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의 경우 '치명적인 건'이 나오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지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자가격리를 계기로 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력 대체주자로는 카멀라 해리슨 부통령이 거론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공식적으로 후보지명을 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부상한 이후 대중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에서 "우린 모든 인종과 종교, 피부색, 신념을 가진 시민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해를 함께 시작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빨리 치유돼야 한다"며 "미국인으로서 우린 하나의 운명, 공동의 운명으로 묶여 있다. 우린 함께 일어나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저는 믿음과 헌신으로 여러분의 (후보) 지명을 자랑스럽게 수락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락 연설에 앞서 최대 고민이던 사법리스크도 거의 털어내면서 본격적으로 재선 가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는 93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불법적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이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판시했다.
스미스 특검은 법원 판결에 항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별검사관실 대변인 피터 카는 이날 성명에서 "법무부는 특검이 법원의 명령에 항소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기밀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 31건과 수사대상 문건은닉과 허위진술 등 사법 방해 관련 6건 등 모두 37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퇴임 이후 기밀문건 상당수를 마러라고 자택에 보관해 왔다.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일부 반환했지만, 2022년 연방수사국(FBI) 압수수색 당시 102건이 추가 발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줄곧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법원의 이번 판결 이후 자신의 SNS에 "기각은 첫걸음일 뿐"이라며 "민주당 법무부는 정치적 공격으로 나에 대한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것은 물론 탄탄한 대권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개입 의혹(조지아주 투표 결과 뒤집기) △2021년 1.6 의회 난입 사건(대선 불복 사건) △기밀문서 유출 사건 △성 추문 입막음 사건까지 총 4개 사건과 관련해 형사 기소된 상태다.
이번 기각 건 외에 대선 관련 혐의 두 건은 언제 재판이 열릴지 불확실한 상태다. '입막음' 건의 경우 5월 유죄 평결을 받았으나, 이를 뒤집기 위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보다 치명적인 건이 아닌 이상 트럼프 관련 변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TV토론 참패' 바이든, '대안' 해리스 부상 속 사퇴 압박 지속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진퇴양난이다. 전날 코로나19 감염으로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에서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을 대상으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사퇴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퇴 결론은 정해졌고, 결국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사퇴 결심을 한 것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지만, 또 다른 측근은 현실은 자명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의 승계자로 추인하는 성명을 곧 발표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를 자신해온 백악관 및 캠프 핵심 측근들 역시 후보사퇴 외에는 길이 없는 것 아니냐는 확연한 기류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후보사퇴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여론도 등을 돌렸다.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17일(현지시각) 오후 해리스 부통령은 16%의 확률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65%) 다음으로 대선 승리 확률이 높은 정치인에 이름을 올렸다.
하루 전보다 10%p 상승하면서 바이든 대통령(12%)을 제친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베팅에서도 해리스 부통령(45%)은 바이든 대통령(43%)을 소폭이나마 앞서게 됐다.
이는 미국 대선 특성상 정치 경험이 많은 이들보다는 대선자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유력 대체후보로 거론되는 경우 미셸 오바마의 경우 후원금을 모을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후보교체는 민주당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이 미국 매체들의 판단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겨받을 경우 현재까지 바이든 캠프가 보유한 선거자금(6월 초 기준 2억1200만달러)은 해리스 캠프가 그대로 승계하게 되지만,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되면 자금의 승계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7/19/20240719001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