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 개원 후 끊임없는 막말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1호 당론 법안인 '해병순직특검법'마저 설화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압승해 상승 분위기를 탈 수 있는 상황에서 막말로 민심을 잃는 것만큼 무능한 일은 또 없을 것"이라며 "처리해야 할 개혁법안이 산적해 있는데, 온갖 잡음으로 저쪽(여당)에 방어할 명분만 주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해병순직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정부질문을 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김 의원이 '한미일 동맹'이라고 적시한 국민의힘 논평을 거론하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여당 의원들은 즉각 항의하며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발언으로 정회됐던 본회의는 '사과 거부'로 끝내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 1호 당론 법안 처리가 미뤄진 순간이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사과가 없다면 3일 본회의 참석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해병순직특검을 막고자 막말을 트집 잡아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억지 부린다고 해병대원 특검법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총선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정신 나갔다는 게 뭐가 문제냐"며 "친일파를 자처하는 저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누적되는 막말 논란에 중도층 이탈 등 여론이 흔들릴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맡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박 권한대행의 회의 진행 과정에서 논란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속앓이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21일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한 해병대원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증인들에게 "천지 분간을 못 하냐",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 등의 발언을 내뱉으며 퇴장 명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지난달 2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을 향해 "국회법 공부 좀 하라"고 했다.
박 권한대행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 회의에서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현안 질의를 진행하다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입을 닫아라"라고 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박 권한대행은 여당 의원들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민주당에서는 당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내려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순간적인 감정으로 상대를 비아냥대서 얻는 쾌감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만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며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적어도 공식 회의에서는 품격있게 상대를 제압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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