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군사장비 공동개발 등을 목표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일본과 각각 안보 및 방위산업 파트너십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맺은 데 이어 유럽과 아시아가 함께 안보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신문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한국, 일본과 더 긴밀하게 연계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전쟁시 상호 군사지원'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EU는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등과 안보·방위분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국, 일본과 이런 협력체계를 만든다면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한국은 무기 수출을 통해 유럽과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폴란드는 한국의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량 구매했고, 동유럽 루마니아와 북유럽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도 한국산 무기 조달을 늘리고 있다.
일본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운용지침을 개정해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개발·생산하는 차세대 전투기의 제3국 수출을 가능하게 했다.
EU는 일본과 연내에 장관급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EU가 주도하는 방산분야 연구개발에 일본기업의 참여를 늘리고 공동 프로젝트에 EU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를 통해 연구개발비용을 낮추고 장비의 판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외에 △우주 △사이버 △허위정보 △해양안보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검토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강조하는 핵 군축·비확산 협력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3월 첫 방위산업 전략을 발표하고 무기개발 및 증산에 나섰다. 그러나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한국 및 일본 등 우방국들과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6월 닛케이신문 서면 인터뷰에서 안보분야를 중심으로 일본과 관계를 격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해 7월 정상회담에서 안보분야 장관급 전략대화 출범을 합의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6/24/20240624000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