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전방에 음주 단속 보이면 편의점 가서 병나발 불어라"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호중의 혐의에서 음주운전 혐의가 제외되자, 온라인상에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술 마시고 운전하다 일 생기면 도망가라는 것이냐" 등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김호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음주 수치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김호중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1%로 추산했고,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검찰은 김호중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 방식의 위드마크만으로는 그의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음주운전 정황이 있었고 김호중도 인정했으나 정확한 음주 수치를 알 수가 없고,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도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찰이 녹취 파일 등 여러 음주 정황을 확보한다고 해도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확정 짓기는 어렵기 때문에 음주운전 혐의가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만약 기소된다고 해도 형사재판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방송인 이창명(55) 씨도 사고 발생 9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술을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자, 네티즌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김호중의 음주운전 혐의 불기소 소식에 "앞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될 것 같으면 도망갔다가 17시간 후에 자수하라", "전방에 음주 단속이 보이면 편의점으로 달려가 병나발 불어라"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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