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일부 경정된 판결문에 대해 최종 판결에는 영향이 없다고 해명하자 법조계 일각에서 "중대한 오류"라는 비판이 나왔다.
가정법원 판사, 법무부 송무심의관을 지낸 정재민 변호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문 경정에 대해 "중대한 판결내용의 변경 가능성이 있다"며 "경정대상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판결결정은 판결의 실질적 내용이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누가 봐도 명백한 사소한 누락, 오기, 계산착오를 바로 잡는 것"이라며 "이것은 경정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한텔레콤 가치가 처음 8원에서 100원이 아닌 1000원이란 것은 선대회장의 기여도가 12.5배에서 125배로 10배 뛴 것"이라며 "그만큼 최태원 회장 기여도는 낮아지고 그에 기해 노 관장의 기여도도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판결내용의 변경 가능성이 있는 것. 경정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한 오류가 있는데도 재산분할비율에 영향이 없다는 것도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는 18일 설명자료를 내고 "해당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나중에 발견돼 이를 사후에 경정함으로써 번거롭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최종 재산분할비율 등에 실질적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선고 당시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9원,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하면서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주식가치 산정을 두고 문제 삼았고 이에 재판부는 1998년 주식 가액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대한텔레콤 주식과 이 사건 SK 주식의 중간 형태인 SK C&C 주식의 상장 당시인 2009년 11월경 가치가 3만5650원 정도인데 이는 중간 단계의 가치일 뿐"이라며 "항소심 변론종결시점인 2024년 4월16일의 가격(16만 원)이 아니므로 3만5650원은 최종적인 비교 대상 내지 기준가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고와 피고(노소영)가 혼인한 1988년부터 2024년 4월16일까지 원고 부친에서 원고로 이어지는 경영활동에 관해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은 피고의 구체적인 재산 분할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그 '판결이유'에 나타난 잘못된 계산오류 및 기재 등에 대해서만 판결경정의 방법에 의해 이를 사후적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사실인정 등에 관해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있음이 나중에 확인되는 경우 '판결경정'의 방법으로 판결의 기재내용을 사후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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