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 룰을 두고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비대위 성격과 관련해서는 '친윤(친윤석열) 비대위·관리형 비대위' 등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말아 달라는 견해도 나왔다.
엄태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가 논의하는 과정과 결과를 주목해 달라. (비대위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친윤이다 관리형이다 혁신형이다' 하는 여러 보도를 봤다"며 "지난 과거를 통해 분석하겠지만 지난 과거와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엄 비대위원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수렴해 전당대회 시기와 룰을 정할 것"이라며 "5(여론조사) 대 5(당원 투표)든, 7 대 3, 10 대 0 모두 열려있다. 전당대회 시기를 당기던지 늦추던지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엄 비대위원은 "최적의 시기를 정하면 그에 따라 출마를 원하는 후보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원론적이지만 제가 강조하는 건 시작하는 비대위를 넘겨짚어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여권 안팎에서는 현행 당원 비율 100%인 전대 룰을 당원 50%·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로만 당 지도부를 구성해 당이 친윤계 중심으로 구성돼 민심에서 멀어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소장파 모임 '첫목회'는 지난 14~15일 이틀간 이어진 밤샘토론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민심에 다가가고 경청하겠다는 의미에서 룰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7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 대 50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과거 2021년 치렀던 전당대회 당시 '당원 70, 민심 30'이었는데, 예선전에서 '민심 5 당심 5'로 민심을 연 장본인이 황 위원장"이라며 "황 위원장이 거기에 대한 수요를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든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첫목회가 밤샘토론을 하고 어제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경선룰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며 "현재 당 내외에는 경선 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의견을 조속히 수렴해서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는 경선 룰을 신속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민심을 반영해 전대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자 비대위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견 수렴까지는 시간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황 위원장은 이날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과 윤창현 의원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 개최 시기와 관련해 "당헌·당규에 절차가 정해져 있다. 사무처에서 전례에 따라 일정을 정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전대 개최는) 공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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