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종섭 "공수처 조사받을 기회 있길" … 이제 공수처도 '정치게임' 멈춰야

국방부 장관 시절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귀국했다. 법무부의 출국금지가 해제돼 지난 10일 호주대사 부임을 위해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는 싱가포르를 경유해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기 때문에 여러 의혹에 대해선 다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어 "오늘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과 관련 주요 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방산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며 "그다음 주는 한·호주간 기획된 2+2 회담 준비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말씀드린 두 가지 업무가 전부 호주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한 의무다. 그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에 참석 차 귀국했다. 이 회의에는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서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 주재 공관장들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현지 정세, 방산 시장 현황, 우리 방산기업들의 기회 요인 및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수출수주 여건 등을 논의한다.

이 대사는 4월 10일 총선이 끝날 때까지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수사 외압 의혹과 도피 의혹을 일축해온 그는 지난 19일 "언제든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에 응하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 대사는 또 18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에서 현역 군인 사망 사건에 대한 군 수사권이 폐지돼 국방부 장관이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제가 도피할 이유가 전혀 없고, 이곳 대사직을 수행하면서 도피가 가능할 수도 없다. 도피라는 그 주장은 그야말로 정치 공세이고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초에 고발됐다는 뉴스 보도를 봤지만, 그 이후 한 차례도 공수처에서 부르거나 연락이 온 적이 없었다"며 "그렇기에 제가 출국금지에 대한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공수처가 조사하겠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사 귀국과 관련 여권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사가 귀국한 만큼 공수처도 정치게임을 멈춰야 한다"며 "공수처가 스스로 선거 개입 의혹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