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고성 다툼을 벌였다.
김 전 위원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어제(1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진중권 선생과 설전이 벌어졌다. 이 부분 진심으로 죄송하다. 그러나 진중권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왜곡 발언은 가짜뉴스로 일파만파 퍼졌다"며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15일 해당 방송에 출연해 최근 정치권 현안과 가짜뉴스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중 김 전 위원의 과거 발언을 두고 언쟁을 높였다.
먼저 김 전 위원은 "제가 진중권 선생께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다. 제가 한번도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라고 얘기한 적 없다. 근데 진 선생이 그걸 갖고 저를 엄청 공격했다"고 공격했다.
이어 "강간을 당했어도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한다 했다. 근데 진 선생은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여자가 있나 이런 여자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가 되는 게 맞느냐'(고 했다)"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진 교수는 "그 말이 그 말 아니냐"며 "낙태를 금지한 나라에서도 예외적으로 낙태 허용한다. 강간한 여인이 아이를 낳은 상황 자체를 상정하다는 게 그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위원은 "저는 그것 때문에 오히려 경향신문에서도 사과하고 다 기사를 나중에 고쳤다. 자기들이 잘못 썼다고. 그런데 진 선생님의 동영상은 그대로 있다. 프레시안 등등에서 제가 어떤 경우에도 여가부 장관이 안 돼야 하는 이유가 그거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설전을 벌였고 진행자는 "두 분 그만하라"고 제지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은 "총선 끝나고 고소할 리스트에 진 선생님도 포함돼 있다"고 했고, 진 교수는 "하세요"라고 맞받아쳤다. 김 전 위원은 진 교수에게 "귀가 이상하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결국 진행자는 "마이크 꺼주세요"라고 했고 잠시 두 사람의 마이크가 꺼지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위원은 "정말 죄송하다. 제가 상처가 많았다"고, 진 교수도 "죄송하다"고 말하며 방송이 마무리됐다.
김 전 위원은 지난 2012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김 전 위원이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이같은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진 교수는 당시 한 라디오에 나와 김 전 위원을 겨냥 "강간을 했을 때에는 낙태를 불법화한 나라에서조차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다. 그것도 낳으라고 하는 거 아니냐. 문제가 사회적 분위기라고 얘기하는데 저분에게는 여성의 권한, 자기 신체에 대한 여성의 권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다. 이런 분을 여성가족부, 이거 자체가 황당한 일"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수많은 매체가 진중권 선생의 발언을 근거로 저를 비난했다"며 "단언컨대 저는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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