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찐명'(진짜 이재명계) 정치인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대장동 변호사 5인방과 함께 '이재명 홍위병'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신 인사들도 본선에 올랐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변호사들을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배치했다. 박균택 전 부산고검장은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사건을 담당했다. 그는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받았다.
양부남 전 광주지검장은 민주당 법률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이 대표와 주변의 사법리스크를 총괄 관리한다. 그도 마찬가지로 양지인 광주 서구을에 공천을 받았다.
김기표 변호사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변호한다. 김 변호사는 경기 부천을에서 본선을 치른다. 민주당 소속으로 탈당한 설훈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이건태 변호사와 김동아 변호사는 이 대표가 변호사로 지역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경기 부천병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19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지역이다.
김 변호사는 청년전략지구인 서울 서대문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공개 오디션에서 탈락했지만, 탈락 다음날 민주당 최고위가 결정을 번복해 김 변호사가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김 변호사는 경선에서 1위를 하며 공천장을 획득했다.
이 대표의 홍위병으로 불리는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신 인사들도 대거 공천을 받았다. 이들은 이 대표의 행동대장을 자처하며 스스로 '이재명 정부'를 준비하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이들 중 김우영 전 강원도당위원장이 서울 은평을에서 현역 강병원 의원을 꺾었다.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도 제주갑에서 현역 송재호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도 경기 용인시병에서 정춘숙 의원을 이겼다.
정준호 변호사는 광주 북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정 변호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례대표에도 이름을 올렸다. 허소영 전 강원도의원과 개그맨 서승만 씨가 민주당 추천 비례대표 후보 20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김기표 변호사와 이건태 변호사도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경기도 출신 인사들도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장동 리스크 등으로 성남라인 인사들이 재판을 받아 총선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 출신 인사들이 공천에서 살아남았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참모인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경기도 의정부을에서 공천을 받았다. 이 전 지사는 부지사 시절 이 대표와 여의도 정치권의 소통 가교 역할을 했고, 부산·경남 인맥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1989년생인 모경종 전 당 대표실 차장은 인천 서병에서 공천을 받았다. 그는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으로 이 대표를 도왔다. 이 대표가 각종 송사로 재판에 출석할 때마다 옆에서 그를 보좌했다.
안태준 전 경기주택공사 부사장도 경기 광주을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기도 한 안 전 부사장은 정진상 전 실장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에 입성하면 이 대표를 절대적으로 뒷받침할 이들이 공천장을 손에 넣게 되면서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절대 충성'이 장착된 찐명 인사들은 친명(친이재명)계와는 수준이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명이 대부분 공천을 받았고, 그 와중에도 이 대표를 결사옹위 할 찐명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며 "이들이 당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목소리를 더 크게 낼 것이기에 민주당에서 이 대표에게 쓴소리 한마디 하기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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