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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기자수첩]검·경 밥그릇 챙기기… ‘국민 불편’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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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기사일부내용>

검찰청 민원실의 단골인 한 촌부가 있다. 이 노인은 들어본 적도 없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 2시간마다 한 대씩 오는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서초동으로 온다. 세상 억울한 일은 다 자신한테 오는 것 같다는 표정을 한 노인은 최근 2년 새 부쩍 수척해졌다. 그 이유를 물으니 검찰청 오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경찰서까지 가야 해 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다시 허탕을 친 세상 물정 모르는 노인은 "뒷돈이라도 찔러줘야 하나"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연신 내뱉으며 발길을 돌린다.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2년이 흘렀다. 여의도(국회)와 미근동(경찰청)에서는 수십 년을 끌어온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며 축배를 들 때, 서초동(검찰)은 쓴 소주를 삼켰고 송사에 휘말린 국민들은 절규했다. 돈깨나 있는 이들이 경찰서에서는 경찰 출신, 검찰에서는 검찰 출신 변호사로 환승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때, 대다수 국민은 경찰서와 검찰청을 오가며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국민이 주체가 돼야 할 수사권 조정에 국민은 빠지고 국회와 검찰, 경찰이 싸운 결과다.

정권이 바뀌면서 국회와 검찰, 경찰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또 정작 중요한 국민이 빠졌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예산 독립...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이들에게 딴 세상 얘기에 불과하다. 

오히려 검찰청과 경찰서를 여러 번 찾는 일이 없게 만드는 것, 원하는 곳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신속하게 사건이 처리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탓에 국민 대다수의 불편 해소는 뒷전으로 밀렸다.


http://naver.me/FPuGna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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