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 가운데 공천장을 거머쥔 인사들의 '반(反)안보' 언행이 재조명된다. 국민의힘은 이들을 겨냥해 "반대한민국적 의식을 지닌 이들의 국회 입성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천안함은 잠수함 충돌" 공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14년 11월 29일 트위터에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 연구논문 나와" 제하의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당시 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물리학)와 머로 카레스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원이 한 국제학술지에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기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민관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 폭발'로 결론을 지었지만 이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천안함 자폭설'을 주장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난 1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규탄하면서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들이 폄훼되지 않도록,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로 읽혔기 때문이다.
인천 부평갑에 전략 공천된 노종면 전 YTN 앵커는 과거 "'천안함 폭침'이라고 쓰는 모든 언론은 가짜"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이를 문제 삼자 노 전 앵커는 한 언론 매체에 "문제 제기를 음모론으로 몰아 재갈을 물리려던 당시의 시도를 지금도 하고 있는 여당 행태가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인천 부평을에 출마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2010년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 '아군의 육상 조종 기뢰에 의한 원거리 수중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1985년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경기 화성병에 출마하는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권 수석대변인 발언을 두둔하면서 "군인이라면 경계에 실패하거나 침략 당한 부분에 대한 책임감도 결국 있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권 수석대변인은 최 전 함장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경기 시흥갑에서 재선을 노리는 문정복 의원은 2020년 페이스북에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변절자의 발악"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비교하고 공직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은 북에서 대접 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고 직격했다. 그러나 태 의원이 하지도 않은 말로 비난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서울 구로을에 단수공천된 친문(친문재인)계 윤건영 의원은 2020년 한 토론회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아쉬운 장면으로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의 탄생'을 꼽았다. 이는 태 의원과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충남 서산·태안에 단수공천을 받은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10년 페이스북에 "1번 어뢰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언론들의 집단적 담합은 또 무엇인가"라며 천안함 음모론을 부추겼다. 당시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 쓴 어뢰 추진동력장치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결정적 증거로 인정됐다.
◆'비례후보' 진보당 인사들 과거 발언도 눈길
민주당 주도로 만든 야권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배정받은 비례대표 후보들의 '반안보'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에는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정당 판정을 받고 해산된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 인사 3명이 비례 5번, 11번, 15번에 배치됐다.
비례 5번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은 "남쪽 땅에 미군 전쟁 기지가 아닌 곳이 없다"며 미군 사격장 폐쇄 운동 등을 해왔다. 비례 11번 전종덕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통진당 출신으로 이석기 전 의원 사면 운동을 주도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죄로 2015년 징역형을 받고 2021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비례 15번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통진당의 후신인 민중연합당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를 주도했고, 2019년 NL(민족해방) 계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미 대사관저 시위를 "정의로운 투쟁"이라고 했다. 당시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며 대사관저 담을 넘어 시위를 벌인 대진연 회원 4명은 구속됐다.
민주당 몫 후보로 비례 9번에 배정된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2010년 천안함 유족들이 '천안함 음모론'을 다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영화는 기본적으로 픽션이자 사건에 대한 해석인데 군·정부 문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 하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접근이고 픽션에 대한 몰이해"라며 "영화를 상영하라 말라가 아니라 작품이 상영된 후 사회적인 담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례 17번 이주희 변호사는 매향리 반미구국공성단 서울대 단장을 지낸 NL 계열 운동권 출신이다.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 전국학생위원장을 지냈으며 2004, 2008년 총선 때 민노당 비례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을 주도한 바 있다.
비례 18번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은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서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북송 방침에 맞춰 보고서 수정을 지시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이 귀순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 북송된 일이다. 서 전 원장 등을 국가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한 검찰은 법적 근거와 정당화할 근거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 북송 방침을 결정한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비례 20번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2010~2012년 위원장일 때 민주노총 통일위원회가 발간한 통일교과서에는 북한 3대 세습과 핵 개발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 책은 "(북한은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 국가 몰락을 지켜본 뒤) 후계자는 그 이전 지도자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고 실천해 가야 하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것이 왜 '아들이어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이라며 "그런 문제로만 후계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체제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시각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고립 속에서 '전쟁에는 전쟁으로 맞서겠다'는 대응책을 들고 나온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보유한 과정 그리고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 개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10년 '천안함 음모론'을 제기했다가 검경 조사를 받은 참여연대를 지지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과 이사국들에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문건을 보냈다.
그는 또 같은 해 '광복 65년 천안함 진실 규명 한반도 평화 실현 8.15 대회'에서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100년 전 우리를 침범했던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전쟁연습을 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천안함 4개국(한국·미국·중국·북한) 공동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0일 "국가의 안보를 두고 막말을 일삼는 이들이 이재명 대표의 직인이 찍힌 공천장을 들고 곳곳에서 국민께 표를 달라며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인다"며 "모호한 국가관을 가지고, 심지어 종북을 넘어 반대한민국적 의식을 지닌 이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20/20240320003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