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알려진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회계담당자가 '송영길의 사조직'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다만 '먹사연과 송 대표를 구별해서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먹사연의 회계담당자 박모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진행된 송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6년 송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선거캠프에서 인연을 맺은 박씨는 2019년부터 먹사연의 회계를 담당했고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대표의 경선캠프에서도 총무실장을 맡았다.
박씨는 이날 재판에서 "(송 대표에 대한) 정책 개발은 없었다"며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정책에 관여한 것은 소장의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검찰 조사에서는 이충렬 씨가 (먹사연 소장으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송 대표의 정책을 개발해 줬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건 이씨가 송 대표를 좋아하고 오전부터 멘토 활동도 했기 때문에 이씨의 일탈처럼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송영길은 송영길이고 먹사연은 정치적으로만 활용되는 연구소가 아니다"라며 먹사연이 송 대표의 사조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먹사연이 송 대표를 고문으로 위축한 이유에 대해선 "일반 회원으로 두기는 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검찰이 '(송 대표가) 대외적으로 얼굴을 맡는 역할인가'라고 묻자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박씨는 '먹사연이 송영길과의 관계를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먹사연과 송 대표를 구별해서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이어 '(먹사연이) 순수 연구소로 송영길과 관계없는 역할을 하느냐'고 되묻자 "관계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송 대표의 경선캠프에서 활동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먹사연에 대한 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지난 2021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의 통화에서 '먹사연 돈 관리를 박씨가 한다. 박씨 성격에는 송 대표를 위해서는 한 푼이라도 허투루 안 쓰려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박씨는 "어이가 없다. 이 전 부총장과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저런 통화를 할 이유가 없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 전 부총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데 증인에게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전혀 모르겠다. 저 사람(이 전 부총장)은 저를 식모 취급했다"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 대표 측은 이날 재판부에 "선거유세 한 번 못 한 채 구치소에 무기력하게 있어야 한다면 너무나도 가혹한 형벌이 될 것"이라며 보석 허가를 요청하는 참고자료를 제출했다.
그는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해 4·10 총선 광주 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7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송 대표는 지난 6일에 이어 18일 공판에서도 총선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거듭 요청했다.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월부터 4월까지 총 665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20명(총 6000만 원)과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 10명(총 650만 원)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정당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기소 됐다.
또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7억6300만 원을 수수하고(정치자금법 위반) 2021년 7월부터 8월까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처리시설 관련 청탁과 함께 뇌물 4000만 원을 먹사연을 통해 받은 (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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