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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교육에 대한 짤막한 생각(칼럼)

마이스터고3학년

안녕하세요, 수능은 보지 않는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민족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높은 교육열은 한강의 기적과 시민의식 향상,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등 한국사회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또한 한국의 문맹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청소년,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 등 긍정적인 사회적 현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2021년 현재에 들어서, 한국의 교육열은 어느 새 잘못된 방향으로 기울어진 채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피사의 사탑처럼요.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 보고 , 해결책을 제시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절대적인 성적 제일주의

뭐, 한때 절정을 찍었다가 특성화, 특목고의 발달로 인하여 제도적으로는 상당 부분 성적 제일주의에서 벗어나기는 했습니다만, 학부모들의 관점은 성적 제일주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성적을 강요하고, 만족하지 못 할 만한 성적이 나오면 가차 없이 폭행, 폭언을 일삼는 무자비한 자녀 교육 풍조가, 2021년에도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과거 대학만 갔다 하면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었던 3저호황 시기의 사회와 IMF 이후 현재 한국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 결정적 이유입니다. 기성세대의 고정 관념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바뀌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찾기 이전에 좋은 성적부터 내고 진로를 찾으라는 성적 우선주의가 현재 청소년들에게는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진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한 학부모 세대에 의한 가정 내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일대에서는 방에 갇힌 채 공부를 강요당한 형제 2명이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면,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에서는 모 학원에서 한 여중생이 투신 자살했습니다. 과도한 교육열이 꽃다운 청소년을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소위 말하는 '마이크로파시즘'(국가의 독재가 아닌 가정과 사회의 독재를 일컫는 말)이 한국 사회에 아직까지도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은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문제가 또 있습니다.

 

2. 비관주의의 확산

비관주의라는 이념이 사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비관주의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처럼,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선과 악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졌을 때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비관주의자가 사회에 일정 수준 이상 많아진다면, 사회가 정체되고 행복 지수가 급전직하하게 됩니다. 현재 한국 청소년들이 그러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길 가다 학생들을 아무나 붙잡고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고 질문한다면, 열에 여섯은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대답하지 못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안 해도 되는 현재, 청소년들의 행복 지수가 이렇게까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여기서부터 '마이크로파시즘'이 사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어른의 입장에서 청소년들을 볼 때는 철저히 겉으로만 보게 되기 마련이나, 청소년의 입장에서 흔한 한국 청소년의 일상을 깊숙히 파고들어가 보겠습니다.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청소년 적정 수면시간 따위는 바래서는 안 될 사치와도 같습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학교 방학 같은 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주말에 쉴 수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교육열 높은 학군이 위치한 곳은 여전히 학생들이 주말에도 학원을 다닌다고 합니다. 거기서 끝난다면 차라리 다행이겠으나 시험 성적에 따라 부모님한테 무슨 욕을 들을까 벌벌 떨어야 합니다. 심하면 맞을 수도 있죠. 옆집의 어느 누가 공부를 잘한다고 하면 하루가 채 안 지나서 철저히 비교당하며, 가차 없이 청소년들에게 열등감을 심어 줍니다. 그 뿐이겠습니까. 이미 대학의 서열화도 볼 장 다 볼 만큼 진행되어, 똑같이 공부하고 똑같이 대학 가는데 넌 왜 더 높은 대학을 못 갔느냐며 또 비교당하고, 무시당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학생들을 무한 경쟁의 길로만 몰아넣고, 그 무한 경쟁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한다면 기성세대로부터 "노력이 부족했네" 같은 소리나 듣는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각 가정의 환경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며, 천차만별로 다릅니다. 하지만 제가 장담컨대 상당수의 학생들이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은 제가 12년의 학창 시절 동안 직접 보고, 듣고, 느껴온,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지, 19세 청소년의 입장에서 한 번 부족한 소견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특성화고,특목고-대학교 연계 확대

현재 한국 중등교육의 중추는 인문계 고등학교입니다. 특성화고와 특목고가 가면 갈 수록 발달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시험 한 번으로 자신의 대학교를 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신 성적이라는 다소 획일화된 기준에 자신을 맞춰야만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만약 진로를 정하게 되는 때가 조금 빠를 수 있어서, 특성화고 진학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갈 수 있는 대학교와 학과가 상당히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성화고, 특목고와 대대학교의 연계가 대대적으로 확대되어 진학을 원하던 취업을 원하던 누구나 부담 없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특성화, 특목고로 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면 자신이 정한 진로를 조금 더 빠르게 준비할 수 있게 되어 학습 능률이 향상되고, 학생 수 부족으로 정원 미달이 연례행사가 되어 가는 지방 대학에게도 학생들을 대거 충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2) 내신의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기준 수립

현재까지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높은 내신 성적이 필요했습니다.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진로에 대한 탐구를 할 시간이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여고생이 한 랩처럼 꿈을 꾸라고 하지만 정작 꿈 꿀 시간은 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저는 내신의 역할을 분담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느끼는 중압감을 낮추고, 더 이상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지 않아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성 평가가 될 수도 있고, 진로적성 평가도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제도라면 충분합니다.

 

3)초,중학교 동아리 수업의 확대 및 체계화         

모든 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현재 한국에는 바야흐로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설계하는 시기 역시 이전보다 더더욱 빨라졌습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 체계는 변화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발맞춰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간 학교 동아리는 불규칙적으로 개최되며 그야말로 학생들에게 공부의 스트레스를 덜 수 있는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동아리 수업의 고도화, 체계화를 이룩하여 학교 동아리 수업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며, 다양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여 견문을 넓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학생들의 향후 진로 설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다양한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의 진로를 축적된 동아리 데이터로 분석하여 원하는 학교, 학과로 진학하게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칼럼이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수준의 두서 없는 글이었지만, 청소년 교육의 발전이 청년의 꿈에 도움이 된다고 믿으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5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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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츠메소세키
    2021.11.15

    풍족하지만 부족한 생활을 해야하는 게 크다

  • 나츠메소세키
    마이스터고3학년
    작성자
    2021.11.15
    @나츠메소세키 님에게 보내는 답글

    황금철창에 갇힌 새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한 것 같네요

  • 마이스터고3학년
    나츠메소세키
    2021.11.15
    @마이스터고3학년 님에게 보내는 답글

    와 이거네 ㅋㅋㅋㅋ

    밖에 온갖 인프라가 깔려있으면 뭐함

    쓰질 못하는데

  • 나츠메소세키
    마이스터고3학년
    작성자
    2021.11.15
    @나츠메소세키 님에게 보내는 답글

    쓰지도 못 할 인프라 늘어나 봤자 학생들한테는 전시행정으로 보일 뿐입니다.

  • 민초녹차
    2021.11.15

    진로를 찾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보지만 이세상엔 너무 직업이 많고..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