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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22분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 두 번째로 탄핵당한 대통령이 됐다.
헌재는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에는 검사 1인 및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절차만이 진행 중이었고 피청구인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법률안들은 피청구인이 재의를 요구하거나 공포를 보류하여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따라서 국회의 탄핵소추, 입법, 예산안 심의 등의 권한 행사가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중대한 위기 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줄탄핵'에 계엄을 선포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였다고도 주장하지만 어떠한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청구인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 상황이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인용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칠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기 때문에 피청구인을 파면하면서 얻는 헌법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204표로 통과시켰다. 야권이 탄핵 소추 사유로 내세운 것은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 ▲계엄포고령 위헌성 ▲국회장악 및 의원 체포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시도 ▲법조인 체포 시도 등 다섯 가지다. 이후 헌재는 11차례의 변론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내용, 채택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윤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유지된다. 헌법 제68조에 따라 60일 이내 차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 "尹파면 선고, '사법의 정치화' 극에 달한 방증"
법조계에선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헌재는 더이상 판단 기관이 아니라 정치 기관이 돼버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는 ▲변론 절차에서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의 방어권 보장이 안 된 점 ▲국회 본회의 재표결이 필요함에도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한 채 '내란죄'를 탄핵소추 사유에서 배제한 점 ▲헌재가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행정부에 사실상 압박한 점 등을 꼽았다.
실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인 111일 만에 결과가 나왔다. 헌재가 지난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를 시작한 후로는 38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는 오는 18일까지다. 일각에선 '좌파 재판관'으로 분류되는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이들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헌재가 기다려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결심 이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피소추인 측에 방어권 행사를 위한 기회를 더 부여했어도 됐을 일"이라며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을 기다렸다는 의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탄핵심판 변론 절차에서 지적된 '절차적 하자'에 대해선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사법 기관이 정치에 경도된 사법의 정치화가 발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탄핵심판, 尹 방어권·개정 형사소송법 무시"
앞서 헌재는 지난 2월 18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국회 측이 공개한 조지호 경찰청장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 조대현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조서가 적법하고 진실하게 작성되었더라도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2020년 형사소송법(312조)이 개정됨에 따라 윤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 증인들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탄핵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법(제40조)에 따르면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헌재의 형사소송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헌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변론을 종결하고 이날 선고하기까지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형소법 312조 개정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법 이전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례를 그대로 따른 것"이라며 "조 청장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상당하다고 보이고 상당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사법부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변호사는 "결론이 이미 나와있는 상황에서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재판·심리하는 모습만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선출은 국민의 정치적 결단임에도 (파면 여부를) 사법부가 전부 결정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내란죄를 국회 재표결 없이 탄핵소추 사유에서 제외 한 것 역시 변론에서 속도를 내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파면이라는 결론을 향해 일사천리로 달린 폭주기관차 같다"고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4/04/20250404002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