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가 폭락, 예상된 일" … 반도체에 추가 관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 직후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 “예상됐던 일”이라며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히려 반도체를 포함한 전략 산업에 대한 추가 관세 도입을 예고하며, 강경한 무역 공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만나 "(증시 하락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일이며, 결국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를 "병든 환자"에 비유하며 "수술을 받은 환자처럼 곧 회복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계 각국에 일괄적으로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차등을 두는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여파로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 401K(퇴직연금)를 들여다보지 않았다"며 시장 반응을 일축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가 관세 방침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분야의 관세는 아주 곧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 검토 중이며,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단행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이어 반도체까지 관세 타깃에 오르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 주요 품목이 잇따라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엄청난 협상력"이라고 강조하며, 중국계 기업의 틱톡 매각 문제와도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은 '틱톡 거래를 허용할 테니 미국도 관세 문제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나올 수 있다"며,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이민제도 개편 일환으로 추진 중인 이른바 ‘골드카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2주 안에 출시될 것"이라며 "내가 첫 번째 구매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