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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가 사실상 중국을 함께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미국은 고의적이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범죄자들을 침투시키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일명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 및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대한 설명이다. '세컨더리 관세'라는 표현은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한 제재를 뜻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연상케 한다.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92만1000배럴이다. 이 중 약 38%인 35만1000배럴을 중국이 수입했다. 미국의 수입량(22만8000배럴)을 웃도는 규모다.
미국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자국 내 유입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2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아울러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의 관세는 추가로 더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이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계속 수입할 경우, 미국이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총 관세율은 일반 품목은 45%, 철강 및 알루미늄의 경우 70%에 이르게 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발표를 예고한 4월2일 함께 발효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4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를 "완전히 자의적이고 불법적이며 절박한 조처"라며 규탄하는 한편,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을 밝혔다.
한편, 베네수엘라산 석유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러시아에 반사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역시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베네수엘라를 대신해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윈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데이비드 골드윈 대표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키는 아이러니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사기 위해 추가 관세를 감수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25/20250325003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