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찾은 이재명 … "노동 단축·주4일 근무로 나아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대노총을 방문해 '노동 단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 52시간 예외 규정에 동의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후 나온 잇따른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52시간제 문제로 많은 분이 우려하고 계신데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우리 사회가 노동 단축을 향해서 그리고 주4일 근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듯 하다가 선회한 것이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토론회 당시 반도체 협회,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주52시간 예외제도를 만들어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는 "필요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쪽 입장도 들어야 한다"며 "대중이 동의하는 합리적 얘기를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문제"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총 근무시간은 늘리지 않고 초과 근무수당은 전부 예외 없이 지급하는 조건에 특정 분야 연구개발직에 1억3000만 원 이상 고소득자가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적용 대상도 거의 없고 (지금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을 향한 '우클릭'이라는 지적에도 반박을 이어가며 집토끼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자꾸 우클릭한다고 문제 삼는데 경제 성장에 집중한다는 건 민주당 역대 정권이 다 해왔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제는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단으로서의 성장이라고 하는 걸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도 성장 정책에 집중했다. (역대 정부도) 경제 성장을 위해 애썼고 민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성장에 관심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런다고 성장만 하고 우리가 사회 정의에 대한 문제를 모른 척하고 무시하고 가느냐 그건 전혀 아니다"라며 "이건 상대에 의한 프레임이라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서 논쟁되고 있는 성장중심, 우클릭, 이런 얘기에 대해서 혹시라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며 "노동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 핵심 과제"라고 노동계를 달랬다.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대표는 "(보수와 진보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한쪽이 조금 더 비중을 가지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공화국 기본 질서를 깨뜨린 내란, 쿠데타 옹호가 어떻게 보수일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보수 질서와 가치를 지키는 일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만약 사회가 아주 안정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면 진보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한국노총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노총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으로 개정안 재추진 등 입법 과제를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미 당론으로 추진했던 바인 만큼 앞으로도 당론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담회에서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의 경우) 안정적으로 고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규직의 60% 밖에 보수를 주지 않는다. 불합리 그 자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용자들을 만나 '장시간 일 시킨다고 효율성이 생기겠나. 시대가 바뀌지 않았냐'고 하면 다 동의한다"면서 "아직 적응이 잘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시대전환에 적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동하면 한 때 빨갱이가 생각나던 때가 있었다"며 "저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노동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