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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서 지지율 정체로 속앓이하는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갑질 정치가 한계에 도달해 빚어진 사태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연이은 탄핵과 특검 주장, 윤석열 대통령 체포 과정 등에서 보여준 윽박지르기와 당내 반대 세력에 대한 배척이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 민주당 37%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채로 헌법재판소 심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한 달가량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은 결국 스스로 자초했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탄핵소추 이후 국정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민주당이) 못 미쳤기에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를 준 게 아닌가 싶다"며 "국민은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수습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민주당이 너무 서두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강경 일변도로 혼란에 빠진 여권을 몰아붙였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도왔다는 이유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아울러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탄핵하면서 초유의 최상목 대행의 대행 체제가 출범했다.
민주당은 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을 계속해서 추진하기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달 8일 재표결을 진행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김건희특검법과 내란특검법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김건희특검법은 네 번째 부결됐지만 속도를 조절해 다시 국회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어지는 탄핵과 특검 공세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불을 지핀 건 윤 대통령 체포 과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받아 집행에 나섰으나 대통령 경호처의 저항으로 첫 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공수처를 거세게 질타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을 국회에 불러 윤 대통령 체포를 독촉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이번에 구속을 못하면 관을 들고나오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면서 "총을 맞더라도 하고 오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재집행할 때는 경찰특공대도 가고 경찰 장갑차도 필요하다"며 "공수처도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이 정도로 동원할 수 있는 경찰은 다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강경한 주문은 윤 대통령 지지층을 오히려 자극했다. 이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들어 집회에 나섰다. 밤샘 집회를 통해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인원들도 상당했다.
공수처는 며칠 후 두 번째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경호처의 별다른 저항은 없었고 윤 대통령도 집행에 응하겠다고 했다.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영장 집행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충돌을 우려해 자진해서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윤 대통령 체포 소동이 일단락되면서 민주당 당내의 오랜 문제인 '계파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숨죽이던 친문계가 이 대표를 향한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이 대표에게 통합을 주문하며 현재 '일극체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윤 대통령만큼 이재명 대표가 폭압적이고 폭력적이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 현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때로는 풍자,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비판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도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로 분류되며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돼왔다.
강성 지지층은 임 전 실장과 김 전 지사 등 친문계 인사들을 향해 여전히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친문계 인사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한 이들은 "계엄 사태 이후 뭐 하다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정국을 해결하니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3년간 계속된 이재명 체제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도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여전한 사법리스크와 부정적 이미지가 결합되면서 민주당이 중도층 흡수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에 "결국 지금 박스권에 갇히고 여당과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 나오는 것은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사법리스크를 중심으로 해서 여당과 대치하는 모습을 가장 많이 지켜보셨을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기사의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20.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07/20250207000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