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임 총리에 '처형설' 돌던 박태성 임명 … 중요 간부 전격 물갈이

북한이 내각총리를 김덕훈에서 박태성으로 교체하는 등 중요 간부들을 전격 교체했다.

29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27일 열린 노동당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총리 교체를 비롯한 내각 당‧조직 인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신임 총리 박태성은 지난해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개최한 북러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김정은의 주요 활동에 꾸준히 동행한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그는 2014∼2017년 평안남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를 맡았고 2019년 4월부터 최고인민회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또 2021년 1월 8기 1차 전원회의를 통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 선전선동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김정은 체제하 '실세'로 분류돼 왔지만, 지난 2021년 김정일 생일 79주년 사진 전람회 개막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에 일각에서는 처형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다 2022년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되며 1년 만에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건강상 문제를 겪었거나 업무상 과오로 인해 좌천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박태성은 이후 노동당 과학교육비서 겸 국가우주과학기술위원장 자리를 맡았고, 지난해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도 배석하는 등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다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인선에서 내각 총리직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새로 진입했다.

이번 인선으로 그간 총리로서 경제를 총괄했던 김덕훈은 4년 4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다만 당 비서와 경제부장을 맡으며 정치적 입지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과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하기도 했다.

특히, 최선희는 지난 11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는 등 북러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영길의 보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한 조처로 보인다.

북한은 이 밖에도 노광철, 김정관, 리히용, 최동명을 정치국 위원으로 임명하고, 내각 부총리에 김정관, 자원개발상에 권성환, 상업상에 김영식을 각각 임명하는 등 중요 간부들에 대한 전면 교체를 단행했다.

한편,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를 앞두고 대미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이며 한미일 동맹이 침략적인 핵 군사 블록으로 팽창되고 대한민국이 미국의 철저한 반공 전초기지로 전락한 현실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언급된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의 구체적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예전과 다른 양식으로 일찍 보도했고, 첫날 개최 여부를 보도하지 않은 것도 특이한 사례"라며 "현재 대내외 정세가 불확실하고 내년도 8차 당 대회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서 일단 현 정세를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