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교육위서 '고교 무상 교육 국비 지원' 단독 의결 … 與 "거부권 요청할 것"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로 회부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야당 주도로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교육 재정 악화를 이유로 반발했다.

교육위 여당 측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법은 안조위에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소수 당과 다수 당이 3대3의 동수를 이루어서 90일의 시간을 주고, 합의를 하라는 합의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오늘 논의된 법안은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어떤 재원으로 마련하냐(의 문제)"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을 해온 것처럼 고교무상교육을 유상으로하냐가 이슈가 아니라, 그 돈을 어떤 재원에서 마련하냐의 문제"라고 했다.

조 의원은 "엊그제 정부와 국민의힘이 합의한 담배소비세 연장을 통해 대략 5조 원의 추가 예산이 들어가고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늘봄교육, 유보통합 등 교육 현안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4조 원으로 추정된다"며 "5조 원의 예산을 교육계에 지원하고 4조원의 추가 지출을 요구하는 게 왜 잘못된 일인가"라고 답답해 했다.

교육위는 이날 오전 안조위를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재정 지원 기한을 3년 연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야는 해당 법안을 두고 1시간 가량 토론을 이어갔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야당 주도로 법안을 의결했다.

안조위는 국회법 제57조의 2에 따라 여야가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최장 90일 동안 논의하도록 하는 제도다. 안건조정위는 총 6명으로 구성되는데, 원내 다수당에서 3명, 나머지 정당에서 3명을 선임하며 4명 이상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고교 무상교육 재원의 47.5％를 중앙정부가 편성하도록 특례 규정을 뒀으나 올해 연말 일몰한다. 이에 특례 규정이 사라지면 내년도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전액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특례를 2027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해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고교 무상교육이 사업 성격상 교부금으로 추진해야 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특례 연장이 이뤄질 경우 국가 재정에 손해를 끼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이 수용되면 교육 재정 구조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교육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교육재정 정책을 위해 반드시 막을 것이다. 저희 교육위원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해당 법안이 추후 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시 원내 지도부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원내 지도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