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과 자국군 간 교전을 사실로 확인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배속된 북한군과 첫 전투를 벌인 점을 거론한 뒤 "북한 병사들과의 첫 전투는 세계 불안정성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말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 실제 우리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행동을 준비하는 각국의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와 함께 러시아의 전쟁 확장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푸틴 정권의 시도가 실패하도록, 푸틴과 북한 모두가 패배하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이달 들어 북한 병력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처음 공격을 받았다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의 주장을 사실로 확인한 것이다.
다만 전면적인 교전이 아닌 소규모 교전이라는 것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설명이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몇차례 소규모 교전이 있었으며 병력은 많지 않았다. 훈련 중인 병력이 훈련을 마치면 몇 주 내에 상당수가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스크로 집결 중인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을 입고 서로 다른 지휘체계를 지닌 부대에서 훈련 중으로, 일부 러시아 지휘관이 북한군 일부 병력을 자국군과 함께 전장에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군과 소규모 교전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우메로우 장관은 러시아에 이미 배속됐거나 합류할 북한군 병력이 최대 1만5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북한군은 앞으로 쿠르스크 지역 등 약 1500㎞에 달하는 전선에 약 3000명씩 5개 부대로 분산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러시아의 훈련기간은 한달이었지만, 현재는 몇주 혹은 일주일까지 단축돼 북한군이 참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메로우 장관은 북한군이 몽골계 부랴트인으로 위장해 러시아군에 섞여 있는 만큼 정확한 사상자나 포로 여부는 신원 확인 등 분석을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미국도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 1만명가량이 배치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밝혔고, 우리는 현재 1만명 정도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 최소 1만명의 북한군이 있다"며 "러시아에 있는 북한군의 전체 병력은 1만1000~1만2000명에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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