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明 통화 법적 문제 없다'는 대통령실 … 법조계 해석은 엇갈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1일 "당선인 신분으로 선거법 위반 문제가 없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 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주라고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선인 신분으로 선거법 위반 문제가 없다"며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공무원의 당내 경선 운동 금지)은 취임 이전 당선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은 행위 시 공무원의 신분을 필요로 하는 진정신분범으로, 대통령 취임일은 2022년 5월 10일이고, 통화 당일인 5월 9일 이전에 있었던 통화 등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또 "해당 선거법 조항은 위험범으로서 행위 시에 범죄행위가 완료돼 기수가 되고, 결과 발생과는 무관하다"며 "5월 10일 공천 결과 발표가 있었어도 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여당 공천관리위원회에 특정인을 추천했더라도 단순 의견 개진이라 선거법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인물이 특정 지역에 공천되도록 리스트를 작성해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이를 종용한 사안조차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대법원 2019도5186)"이라며 "경선 선거인에게 작용해 경선 선거인의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공천 관련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한 것만으로 선거법 위반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실상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를 갖고 있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법조계에서도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의 위법성 여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린다.

공안통으로 검사장을 지낸 A 변호사는 "선거법에서 대통령 당선인을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는 특별 조항이 없다"며 "당선인 시절 행위에 대해선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 B 변호사는 "형사 처벌은 죄형법정주의가 대원칙"이라며 "법에서 대통령 당선인을 공무원으로 본다는 의제 조항이 없는데 공무원으로 해석해 처벌한다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권이 주장하는 것과 다른 새로운 법리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C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사실 정치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특검이 출범하면 검사가 대통령 당선인을 사실상 공무원으로 해석하고 기소할 수도 있다"며 "법원이 검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면 새로운 법리, 판례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인은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는 대통령실과 여권의 법리 판단은 검사와 판사의 법 해석에 따라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