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건군 76주년'을 맞은 국군의날에 우리 국군의 위용과 핵심자산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시가행진을 벌였다. 육·해·공군 병력과 장비가 총동원되는 시가행진이 2년 연속 펼쳐진 것은 전두환 정권 때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갖고, 참여 병력과 장비가 숭례문∼광화문 일대 세종대로로 이동시킨 국방부는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로 양방향이 통제된 가운데 다수의 공중 전력과 지상 장비를 공개하는 시가행진을 벌이고 참전용사 등 호국 영웅들이 참여하는 카퍼레이드도 전개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열린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2년 연속으로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이런 대규모 행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께서 국군의 위용을 보시고 우리 장병들에게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면 그것이 우리 장병들의 사기는 진작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여러 장비 또는 우리 병력의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이것이 대북 억제력도 제공한다"며 "우리 국군의 전투력, 위용,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가행진에선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가 최초로 공개됐고, 지난해 국군의날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과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 대중의 이목이 쏠린 건, '벙커버스터'로 알려진 현무-5다. 벙커버스터는 최근 이스라엘이 지하 18미터 아래 있는 헤즈볼라 수장을 사살할 때 사용한 무기로, 현무-5 역시 북한 수뇌부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바로 이 벙커버스터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탄두 중량 8t(톤)인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로, 탄두 중량을 줄이면 IRBM(사거리 3000∼5500km)급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미사일의 통상적인 탄두 중량인 1t을 기준으로 하면 현무-5의 사거리는 5000km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탄두 중량과 사거리는 반비례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수단으로 만들어진 현무-5는 북한의 남침 상황이 발생할 시 평양 내 핵심 표적과 지하화된 지휘부 시설을 초토화시키는 핵심자산으로 '전술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와 '대량응징보복'을 합친 개념.
이날 함께 공개된 B-1B는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는 미 공군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다. 긴 동체가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로도 불리는 B-1B는 태평양 괌 미군기지에서 한반도까지 3시간 이내에 날아올 수 있다. 최대 60t의 고위력 폭탄과 스텔스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한다.
L-SAM은 고도 40㎞ 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KAMD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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