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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문재인-'피고인' 이재명의 오월동주 … 이런 게 바로 '정치적 야합'

뉴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남을 두고 '방탄 연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들의 화학적 결합에 회의적인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 두 사람을 둘러싼 양측 인사들의 불신이 깊은 데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앙금이 여전히 치유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친문(친문재인)계로 평가받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큰 호의를 베푸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 자체가 정치적 함의가 담겼다고 봐야지 않느냐"면서 "(이 대표가) 겉으로는 포용력 있는 모습을, 속으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채를 심어주는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최근 문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자 한 줌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했다. 문 전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본인과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하고 당당하고 강하게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검찰은 2018년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중소기업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시절 문 전 대통령의 사위를 타이이스타젯에 채용한 것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위의 임금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 가족의 태국 이주 등이 사실상 뇌물이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피의자'로 적시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 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손을 내밀었으니 진정한 통합을 위해 친문이 화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과거 문 전 대통령과 친문 인사들이 이 대표에게 한 행동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친명으로 불리는 한 의원은 "2017년 대선부터 경기도지사 선거, 이후 대법원까지 갔던 재판, 지난 대선 등을 거치는 동안 친문계가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없애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 아니냐"며 "4월 총선에서도 부산 선거가 흔들렸고, 현안마다 조국혁신당의 입장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현실 정치 개입 등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이) 확실한 약속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악연'은 민주당 제19대 대선 경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소 후보였던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기득권'으로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대선 경선 이후 이듬해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출사표를 던진 이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친문 핵심인 전해철 전 민주당 의원과 맞붙었다.

당시 전 전 의원 측은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트윗을 했다는 '혜경궁 김씨 의혹'을 제기했다. 친문 지지층은 이후 배우 김부선 씨와의 불륜설과 형수 욕설 논란, 친형 강제 입원설 등을 증폭시켰다.

선거 논란은 두고두고 이 대표를 괴롭혔다. 이 대표는 2020년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없다"고 답한 것이 문제가 됐다.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나오며 기사회생했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가 친문계에 가진 섭섭한 감정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당시 민주당을 장악했던 친문계가 이 대표의 재판 과정에 어떠한 정치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문 전 대통령 2018년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할 당시 이 대표를 방북단에 포함하지 않은 점도 의도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방북단에 포함됐는데, 경기도지사인 이 대표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인 공격'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것도 친문계다. 당시 이낙연 캠프 측 인사들이 이 문제를 부각하며 막판 역전을 노렸다. 대장동 의혹은 본선에서도 논란이 됐고, 이 대표는 이에 따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2021년 대선 당시 이 대표가 주장했던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했다는 점도 앙금의 진앙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0.7%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문재인 정부가 훼방을 놨다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바뀌면서 갈등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공천의 키워드는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학살)였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계가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박광온 전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의 공천에 불이익을 줬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여당은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의 결합이 '사법리스크'를 떠안은 피의자들의 연합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리스크에 맞닥뜨린 두 사람이, 그 재판부와 수사팀에 만약 자신들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면 탄핵동맹을 결성해 정치 보복을 하겠다고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9/09/20240909000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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