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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재 땐 국제경제 심각 문제 초래" … '3단계 핵 균형' 전략으로 핵무장 길 열어야

뉴데일리

"한미 동맹을 위태롭게 할 것이 자명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과 맞물려 핵무장론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심으로 일부 한국인은 그들 자신의 핵을 원한다' 제하 기사에서 내놓은 진단이다.

수면 아래에 있던 '한국의 핵무장론'이 국제사회에서 '현실 가능한' 논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의 선전에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대외 여건도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발표한 새 정당 강령에 '북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모두 빠진 것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맹을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은 한미동맹에 기반해 '독자적 핵무장'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 한국의 독자 핵무장 등 한국의 '핵 균형 전략'이 미국에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는 논리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의 본질은 '미국 경제 우선주의'(America Money First)와 맞닿아 있다.

다수의 북핵 협상에 참여한 한 대북 전문가는 통화에서 "핵 확장 억제를 고수하는 해리스보단 트럼프가 당선되면 핵무장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나 비확산 정책 측면보단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경제 실익을 따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핵무장에 동의하는 미국 행정부가 나왔을 때 바로 핵무장을 추진하는 게 좋다"며 "한미 양국 모두 차기에 정권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3단계 핵 균형 전략' 필요 … 1단계 핵 공유: 美 전술핵을 韓 비용으로 현대화

한국의 핵 균형 전략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면 미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4년간 육군에 복무하고 대령으로 전역한 최승우 서울안보포럼(SDF) 북핵대응정책 센터장(공학박사)은 '3단계 핵 균형 전략'을 제시했다. 최 센터장이 제시하는 3단계 핵 균형 전략은 1단계 시행 대안으로 '핵 공유, 2단계 예비 대안으로 '핵 제조 능력 보유 핵 억제체제'(Nonweaponized Deterrence Regime), 3단계 최후로 '핵무장'을 현실적 조건에 기초해 단계별로 추진이다.

1단계인 핵 공유의 핵심은 미국의 전술핵무기 100기를 한국 비용으로 현대화해 한국에 배치·보관하는 것이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전략과 전술핵무기 목적으로 B61 폭탄을 제작했지만, 예산 제약으로 인해 100억 달러를 들여 480여 기만 'B61-12' 구성으로 현대화했다.

미국이 현대화하지 못하고 폐기하는 전술핵 무기를 한국이 구입해 현대화한다면 트럼프로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으로서도 핵무기 100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데 드는 잠재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만 부담하면 되니 이득이다. 독자 핵무장에 따르는 NPT 위반 등 모든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단계: 핵 제조 능력 보유 핵 억제 체제 … 美 에너지 안보 강화 계기로

2단계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면 단기간 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일본처럼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일 원자력협정(1988년 개정)으로 일본은 NPT에 참가한 상태에서도 핵무기 개발 직전 단계까지의 모든 핵 개발을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분으로 허용받았다. 필요시 군사적으로 전용(轉用)할 수 있는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까지 확보했다.

반면,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2015년 개정)은 핵 개발에 필요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을 금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조기에 개정하려면 '한국의 핵 재처리 시설 확보가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한다'는 논리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中·러, HEU 시장 60% 이상 점유 … "한미, HEU 공동 생산해야"

최 센터장은 통화에서 "세계 440여 기의 원자로 가동을 위한 농축우라늄(HEU)은 러시아가 46%, 중국이 15%를 공급한다. 원자력 에너지 발전에 핵심이 되는 자원을 전체주의 두 국가가 60% 넘게 장악해 다른 국가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세계 5위권 규모로 26기의 원전을 가동하는 한국은 농축우라늄의 30%를, 94기를 가동 중인 미국도 2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다수 국가의 '탄소제로 정책'에 의해 세계의 원자력 에너지 소요는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상'에 농축우라늄을 포함시켰다.

최 센터장은 "최근 한국은 체코 정부로부터 24조 원 규모의 원전 건설에 프랑스와 경쟁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는 한국에 핵 재처리 시설 설치와 가동을 위해 미국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긍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한미가 농축우라늄, 잠수함·해군 함정을 공동 생산하기 위한 국제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첨단 과학기술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박인국 전 유엔대사는 "한국과 미국이 농축우라늄을 공동으로 생산함으로써 공동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해군 함정 생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가진 한국이 미국과 잠수함과 해군함정을 공동으로 생산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미일보다 훨씬 진일보한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성격을 단순한 안보동맹이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동맹으로 빨리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단계: 핵무장으로 '공포의 균형'→안정적 남북 관계 관리 가능

최후의 대안인 핵무장은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핵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핵전략 이론에 따르면, 핵은 핵무장으로만 억제할 수 있다.

최 센터장은 "'핵 균형'이 회복되면 전략적 취약성이 해소되고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으로 안정적인 남북 관계를 관리할 수 있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의 '균형자론'이나 '운전자론'에 대해 김정은과 김여정은 '면허증이 없는 운전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국 정부의 주도로 북핵 위협을 억제·제거하려면 북한과 국제사회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남북 정치·군사 회담에서 회담의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핵을 의제화하지 못했다"며 "생존을 위해 핵 개발과 핵무장을 추진하는 김정일·김정은에게 주도권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핵을 의제화하거나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강한 요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북한 핵은 개발단계를 거쳐 무장 단계에 이르렀고 이제는 고도화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핵 협상에 참여했던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 미보유국인 한국이 사실상 핵 보유국인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한다.

◆"美, 국익에 일치하는 국가가 핵무장 시 제재 유야무야"

한국은 북핵의 고도화로 NPT 탈퇴 권리를 행사할 법적·사실적 필요충분조건을 이미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PT 제10조에 따르면, '각 당사국은 당사국의 주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본 조약상의 문제에 관련되는 비상사태가 자국의 지상 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김정은은 2022년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핵 무력은 핵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지 않으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두 번째 사명을 결행할 것"이라며 '선제적 핵 사용 원칙'을 시사했다.

김여정은 같은 해 5월 5일 자 담화에서 "전쟁 시 핵 무력의 사명은 초기에 상대방의 전쟁 의지를 소각하는 것"이라며 '대남 선제 핵 사용' 원칙을 재천명했다. 2022년 9월에는 '자위적 핵 보유법'을 대체하는 '핵 무력 정책법'을 채택해 '핵 사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사는 "한국이 탈퇴 권리를 쓸 것인가는 지도자의 정치적인 판단에 달려 있다"며 "한국처럼 NPT 탈퇴를 위한 조건을 완벽히 갖춘 나라는 지금까지 역사상 없었다. 한 국가를 특정해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명시한 경우가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핵무장을 위해 NPT에서 탈퇴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국 경제가 한동안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미국의 독자 제재로, 미국의 협조 없이는 한국의 핵무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경호처장을 지낸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020년 언론 기고문을 통해 "경제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의 성향을 보면, 자국의 가치와 국익에 일치하는 국가가 핵무장하면 제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그랬고, 인도도 마찬가지다. G3 일본과 G11 한국을 동시에 제재하는 것은 미국에도 큰 부담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이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김민석 서울안보포럼 이사장도 지난 15일 '핵무장 천만 서명운동' 현장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한국은 국제적인 주요 공급망에서 상당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에 한국을 쉽게 제재할 수 없다"며 "이미 반도체라는 중요한 중간재 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을 제재하면 국제 경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다.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유지돼야 하고 미국의 협조 또는 묵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방해 공작'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만능보검'인 핵을 무력화할 수 있으므로, 북한과 국내 종북세력의 집요한 방해 공작이 예상된다"며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비밀협의를 통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핵 보유와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을 펼쳐왔다. 핵무기는 한국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북한과 국내 종북세력이 알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19/20240819003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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