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로 인한 궐위(闕位) 상황에서 나이가 어린 딸 주애 대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권력을 대리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29일(현지시각) 내다봤다.
같은 날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위원장 후계자로 딸 주애가 굳어져 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판단이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지티재단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이 건강 악화 등으로 지도력 공백이 생기면 김여정 부부장이 후계자로 지명되거나 섭정 형태로 주애 대신 통치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악화해 해외에서 다른 약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김정은이 현재도 약 140kg이라고 추정하는데, 이는 스트레스와 담배·술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냐고 판단하고 있다. 기존의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냐는 추정이 있었다"며 "기존 약제가 아닌 다른 약제도 찾고 있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주애 후계자설'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주애가 여전히 북한 내에서 어린아이로 바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주애의 나이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1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50대가 되는 10년 뒤에도 김주애는 20대 초반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는 과정에서 다른 장성보다 군사적으로 뛰어난 전략가로 대중에 묘사된 바 있다. 반면 주애는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낙점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주애를 후계자로 고른다면 자격이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특별한 선전활동이 수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애가 김 위원장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비교적 크게 점치는 시각도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국장은 주애를 차기 지도자로 예상하면서도 이른 시일 내 승계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주애가 충분한 교육과 경험을 쌓고 나서 20대 중반을 넘어 권력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애가 15년 이상이 흐른 뒤에야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기 전 갑작스럽게 권력 승계가 필요하다면 김 부부장이 섭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섭정 상황으로 가면 주애가 일정한 나이가 지난 뒤에도 김 부부장이 권력을 내려놓지 않아 북한이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원은 정보위에서 주애가 후계가 수업을 받고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소화하는 일정 상당 부분이 김 위원장과 함께하는 군사부문 행사라고 보고했다.
박선원 의원은 "현시점에 김주애를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면서 후계가 수업을 진행 중"이라며 "어린 김주애에 대한 국민 반응을 의식해 선전 수위 및 대외노출 빈도를 조정하면서도 비공개 활동을 병행해 안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김주애를 어떻게 호칭하고, 어떤 활동에 김주애가 나타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적어도 60% 이상의 군사분야 활동이 아버지와 함께 다니는 일정이었고, 매우 부분적으로 경제활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애에게) 후계자나 수령에만 쓰는 '향도(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가는 것)'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아 후계자 구도가 굳혀져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한다"면서도 "아직은 다른 형제가 나설 가능성, 최종적으로 후계자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토대로 바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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