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협력을 강화한 데 대해 서방이 우려를 표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각)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북러간 협력 심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글로벌 비확산 체제 수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 우크라이나 국민 지원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어떤 국가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촉진할 플랫폼을 제공해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유엔헌장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국제시스템을 약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외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나 이란 같은 국가들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싱크탱크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북러간 군사협력 수위와 관련, "서방과 예상치 못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양국이 지원을 위해 서로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면서도 "양국간 상호 (군사적) 지원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또 "러시아는 북한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서 "러시아의 군사전문가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직접 도와줄 가능성이 있으며 이제는 그 도움이 보지 못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공개적으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북제재를 무시한 협정이라고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북러협정이 "실제론 국제규칙을 공동 파괴하고 타국 민간인 대량학살조직에 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북한에 부과된 국제결정, 결의 및 제재 전체를 일방적이고 가장 뻔뻔하게 무효화하는 것"이라며 "금지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사실상 더 이상 규칙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규탄했다.
나토 회원국인 영국도 우려 목소리를 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X를 통해 "푸틴의 북한 방문에서 벌어진 기괴한 장면은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폭정의 축이 우리의 자유를 약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군대를 강화해야만 그들을 억지할 수 있지만, 노동당은 적들이 우릴 조준하는 상황에서 우릴 무방비 상태로 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섑스 장관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시민들이 색색의 풍선과 꽃을 들며 환영하는 모습 등이 담긴 환영식 영상을 게시글에서 공유했다.
이와 관련, 북러간 관계 밀착에 대응해 미국이 한국, 일본 등과 함께 상응하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밝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러 밀착에 대한 대응과 관련, 워싱턴DC에서 7월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이것(북러 정상회담)은 내달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3국간 안보관계를 공식화해야 할 이유"라면서 "한 나라에 대한 위협이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는 3국간 공동안보선언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한미는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고, 일본과 같은 파트너나 유사 입장국뿐 아니라, 중국과 같은 지역 안정에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에 외교적 관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유사시 상호군사지원 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을 체결, 새로운 동맹 관계를 맺었다.
애초 예정보다 5시간 늦은 이 날 오전 3시에 평양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21시간의 일정을 마친 뒤 20일 자정께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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