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리 군이 밝혔다. 매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신뢰성과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한 북한이 한미 탐지자산에 의해 체면을 구겼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이번에 실패한 미사일이 최근 개발하고 있는 신형 탄도미사일인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오후 11시5분쯤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발사 직후 실패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한 결과에서는 초기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거리와 기종, 의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안 일대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가장 많이 하는 지역이다. 올해 우리 군이 공개한 북한의 미사일(군사정찰위성 포함) 발사 횟수는 총 23회로, 이중 순안에서 가장 많은 7회가 발사됐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과 '화성-17형'도 순안에서 발사됐다. 지난 한 해를 보더라도 총 62회 중 가장 많은 18회가 순안에서 발사됐다.
특히 순안 일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들은 미완(未完)의 경우가 많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순안비행장에서는 신형들을 많이 쏜다"며 "특히 준중거리급 이상이나 대형 미사일을 쏠 때 순안에서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사에 실패한 탄도미사일 역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신형 무기체계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예상되는 것은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향후 실제 시험 발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21일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만리경-1호'와의 통신을 통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태평양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사진들을 봤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2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발사)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정상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김정은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9.19 남북군사합의 중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하며 군사분계선(MDL) 일대 무인기를 투입, 감시정찰작전을 수행했다.
이같은 우리 군의 조치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북한이 시험 개발 중인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공개하며 반전을 시도했으나, '설익은' 미사일이 정상 기능하지 않으면서 망신을 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승기 위원은 "화성-12형부터 화성-17형까지 엔진 자체의 성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태기 때문에 엑체연료엔진 미사일이라면 무리 없이 날아갔을 것"이라며 "중간에 폭발했다면, 신형인 고체연료엔진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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