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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에 반대 입장을 밝힌 민주당이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으로 인해 우리 반도체 산업이 위기에 빠지자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재명 "尹, 정작 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미국 반도체 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자칭해왔는데, 정작 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일반 회사 같았으면 바로 해고됐을 영업 실적 아닌가 싶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기둥인 반도체 산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무려 42.5%, 재고율이 IMF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한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 보조금 심사기준"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최대 390억달러(약 51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했다.
다만 미 정부는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예상 초과 이익 공유, 10년간 중국 투자 금지 등의 조건을 달았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 시장이자 생산 거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출하량 중 40%를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50%를 중국 우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핵심기술이 유출되고 중국 내 생산기지가 고사되고 초과이익의 과도한 환수 같은 반도체 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독소조항이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장 발등의 불인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미국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동맹국이자 핵심 파트너인 대한민국의 국익을 부당하게 침해한 부분은 당당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민주당, IRA 검토
앞서 여야는 지난해 12월 23일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 공제율을 기존 6%에서 8%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19일 반도체 관련 대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더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조속한 처리를 예고하며 민주당 설득에 나섰지만, 169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을 정부가 시행 한 달 만에 번복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단 한마디 질타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 공제 비율을 8%에서 15%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지급 요건들로 인해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한 민주당이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는 16일 국회에서 열리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더 높이는 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을 준비하며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안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판 IRA법 초안이 마련된 상태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개별 산업 특성에 따라서 어느 정도 지원하는 게 맞는지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담아야 한다"며 "반도체 시설 관련 투자의 세액공제를 8%에서 15%로 확대하는 정부안과 함께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3/08/20230308001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