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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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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rid

사람을 너무 멀리해서도,가까이 해서도 안 되는 인간 관계의 딜레마를 한 큐에 잡아내서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이 고슴도치 비유는 쇼펜하우어가 원조임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그의 만년의 저작 [여록과 보유]  2권의 마지막 396번째 잠언의 내용.

2권으로 된 이 [여록과 보유]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잠언 모음집 형식의 저술인데, 전문적인 철학 외에도 삶의 지혜 및 다양한 대중적인 주제들 (독서, 배움, 여성, 교육, 종교 등)에 대한 보다 평이한 단상들도 함께 담고 있어 쇼펜하우어 입문자들이나, 전문적 철학과 인생 철학을 같이 접하고 싶은 일반 철학 애호가들에게 많이 추천됨.

특히  '여성에 대하여' 챕터는 매우 악명(!) 높은데, 혹시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주장에 관심(?)있는 사람들 있으면 한 번 읽어 보길.

국내에는 보통 '쇼펜하우어 인생론'이란 제목으로, 발췌본으로 많이 번역되어 있음.


(영문은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출판한 Payne의 영역본. 한국어 번역은 본인)

ChapterXXXI
                 
#396  One cold winter's day, a number of porcupines huddled together quite closely in order through their mutual warmth to prevent themselves from being frozen. But they soon felt the effect of their quills on one another, which made them again move apart.


어느 추운 겨울 날,  고슴도치들 여럿이 서로의 온기로 몸이 어는 것을 막고자 가까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가시들이 서로를 찌르는 것을 느꼈고, 이 때문에 그들은 다시 떨어지게 되었다.

Now when the need for warmth once more brought them together, the drawback of the quills repeated so that they were tossed between two evils, until they had discovered the proper distance from which they could best tolerate one another.

그런데 온기의 필요가 그들을 한 번 더 가까이 불러모았을 때 가시의 불편함이 반복되었고 그들은 양쪽의 해악들 사이를 왕복하게 되었는데, 결국 그들은 서로를 가장 잘 참아낼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을 찾게 되었다.


Thus the need for society which springs from the emptiness and monotony of men's lives, drives them together; but their many unpleasant and repulsive qualities and insufferable drawbacks once more drive them apart.

이리하여 인간들의 삶이 가진 공허와 단조로움에서 비롯한 사회적 필요는 그들을 가까이 붙여놓지만, 그들의 숱한 불쾌하고 혐오스런 특성들과 견딜 수 없는 불편함은 그들을 다시 한 번 떨여뜨려 놓는다.

The mean distance which they finally discover, and which enables them to endure being together, is politeness and good manners. Whoever does not keep to this, is told in England to 'keep his distance'.

그들이 마침내 발견하게 되는, 그들로 하여금 같이 지내는 것을 가능케 하는 중간 지점의 간격이 정중함과 예의범절이다. 누구든지 이를 지키지 않는 자는 영국에서 'keep his distance' (네 간격을 지켜라)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By virtue thereof, it is true that the need for mutual warmth will be only imperfectly satisfied, but, on the other hand, the prick of the quills will not be felt. 

이러한 상황에서는 서로간의 온기에 대한 필요는 단지 불완전하게 충족될 것이나, 반면 가시들의 찔림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Yet whoever has a great deal of internal warmth of his own will prefer to keep away from society in order to avoid giving or receiving trouble and annoyance.

그러나 누구든지 자기 고유의 상당한 내적 온기를 지닌 자라면 곤란거리와 성가심을 주고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회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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