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금·토요일 야외클럽으로 변신 "삼대가 함께 춤춰요"

서울 광화문광장이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신나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세종문화회관은 8월 11일~9월 9일 오후 8시 매주 금·토요일(9월 1~2일 제외)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세종썸머페스티벌: 그루브(Groove)'를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이 야외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세종썸머페스티벌'은 축제 기간 흥과 리듬을 살린 춤, 음악,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채워진다. 주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물어 '그루브'로 정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이후 예술의 영역이 확대되고 달라지고 있다. 서울광장이 책 읽는 마당, 어린이들의 물놀이장, 집회 등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클럽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안은미컴퍼니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8월 11~12일) △디스코익스피리언스 '나랏말ᄊᆞ미 풍악에 울려'(18일) △디제이 쿠(DJ KOO),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제이이비(J.E.B), 제트비(ZB) '광.놀'(19일)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25~26일) △서울시오페라단 '카르멘'(9월 8~9일) 5개로 구성했다.

디스코 익스피리언스는 2014년 봄 DJ 코난을 주축으로 디구루·와우·그리드·알티알피, 포토그래퍼 스틸엠45로 구성된 팀이다. 디스코를 뼈대로 한 모든 장르를 다룬다. 코난은 "디스코는 남녀노소 누구나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젊은이들만의 클럽문화를 삼대(三代)가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썸머페스티벌'은 시민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은미컴퍼니는 20여 명의 어르신이 함께 무대에 오르고,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80여 명의 시민들을 모집해 워크숍을 거친 후 공연을 펼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120여 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합창단·무용단이 나선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전국을 돌며 각 지역 할머니들의 막춤을 직접 기록하고 그 몸짓을 담아낸 작품이다. 야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은미는 "광장 전체가 무대가 되서 어린이부터 엄마,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가 모여 노는 파티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이열치열'의 야외 클럽 콘셉트를 구상하고 드레스코드를 '패딩'으로 정했다. 김보람 예술감독은 "서울 곳곳을 돌아다닐 때마다 도시가 클럽이 되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땀 흘리거나 힘든 걸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힘듦과 기쁨의 끝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볼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대표 오페라 '카르멘'을 70분의 축약 버전으로 공연한다. 기존 야외 공연과는 달리 파이어 퍼포먼스, 에어리얼 실크 등 현대서커스가 가미된 색다른 무대를 마련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아리아와 2중창을 중심으로 한국어 대사를 넣어 오페라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깰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썸머페스티벌'의 모든 공연은 무료이며, 작품마다 객석 규모는 800∼900명이다. 사전관람 신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를 통해 할 수 있다. 현장 방문객을 위한 좌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천 시 오페라 '카르멘'을 제외한 모든 공연은 현장 상황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안호상 사장은 "이번 축제는 팬데믹으로 갇혀 있었던 시민에게 예술로 만나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며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됐던 예술가들에게는 무대를 제공해 창작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