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하였다.
사회해체의 단계다.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되었다면 나는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척할 정도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수는 없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또는 수백의 목숨이다.
마지막 순간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미 치유시기를 놓쳤다.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리면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발 디딜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비밀의숲 中 이창준유서
넌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