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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담] 친문‧친명 필독서

오주한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을 담은 담론

도긴개긴 친문, 동정표 얻을 생각일랑 말라

 

“폭군(暴君)이자 동생 광해군(光海君)에게 세자 자리를 빼앗기고,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근왕병(勤王兵) 모집하러 갔다가 왜군(倭軍) 포로가 됐으며, 끝내 계파 싸움에서 패해 유배됐다가 쓸쓸히 눈 감은 남자”

 

언뜻 보면 파란만장한 삶을 산 비운의 영웅 같은 스토리다. 그러나 반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광해군과 난형난제(難兄難弟)인 천하의 견망나니였다. 바로 임해군(臨海君‧생몰연도 서기 1574~1609)이다.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에 의하면 임해군은 조선(朝鮮) 14대 국왕 선조(宣祖)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비록 서자(庶子)이지만 첫째이므로 당연히 왕위계승 1순위였다. 그러나 성질이 매우 광폭(狂暴)해 백성의 증오를 한 몸에 샀다.

 

임해군은 선조의 후광을 등에 업고 갖은 범죄를 일삼았다. 폭행‧강도‧수탈‧횡령‧살인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범죄에 통달했다고 한다. 도승지(都承旨) 유희서(柳熙緖)의 애첩인 애생(愛生)을 빼앗기 위해 측근 김덕윤(金德允)을 시켜 유희서를 암살하기도 했다. 투옥된 김덕윤은 돌연사했으며 임해군은 “난 그런 적 없다” 오리발 내밀어 수사는 그대로 유야무야됐다. 임해군판 포도청(捕盜廳‧검찰 격) 개혁으로 인해 사건을 조사하던 포도대장이 파면되고 고발자인 유희서의 아들이 초죽음 되도록 곤장 맞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임해군은 왕족(王族)으로서 환란 극복을 위해 투입됐을 때도 나랏일은 뒷전인 채 민생을 도탄으로 몰고 갔다.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풍신수길)가 보낸 수십만 왜군의 조선 침공으로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선조는 임해군에게 근왕군 모병을 명하며 함경도로 보냈다. 변방 중의 변방인 함경도에는 오랜 기간 여진족(女眞族)과 맞서 싸운 강골(強骨)들이 많았다.

 

그러나 임해군은 마치 “이니(임이) 흐니(히니)” 노래 부르며 히데요시와 내통이라도 한 듯 업무는 손 놓고서 가열찬 가렴주구(苛斂誅求)에만 몰두했다. 왜병들에 의한 동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벌어지고 오타 주리아(おたあジュリア) 등 조선백성 강제남송(南送)이 횡행하는데도 그저 눈 감았다. 오타 주리아는 평양 인근에서 왜군에게 납치돼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소서행장)의 양녀(養女)로 입양된 기구한 운명의 여성이었다. 임해군은 ‘마음에 안 들면 입양을 취소한다든가’ ‘미안하고 고맙다’는 식의 태도로 나왔다는 카더라 썰이 있다.

 

‘한 번도 경험 못한’ 패악질은 결국 사달을 일으켰다. 1592년 9월 국경인(鞠景仁) 등 함경도 ‘조선백성들’이 임해군을 ‘자발적으로 붙잡아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등청정)에게 “옛다 재앙” 떠넘기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다. 임해군에 대한 민심의 분노는 그토록 강렬했다.

 

히데요시는 조일(朝日)관계 최대 문제인 임해군을 정명가도(征明假道) 협상수단으로 쓰려 했으나 머잖아 아무 쓸 데 없는 물건임을 알아챘다. 조선‧일본 간 수차례의 협상 끝에 임해군은 겨우 조선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임해군은 짜장면(자장면) 한 그릇이나 먹고 싶은 소망이나 가져야 할 미천한 가붕개들에게 당했다는 모욕감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곤 개과천선(改過遷善)하는 대신 “훠궈훠궈” 괴상한 기합과 함께 한 층 미쳐 날뛰었다. 알아서 자멸하던 임해군은 최대 방패막이 선조가 승하(昇遐)하자 끝내 광해군에 의해 1608년 교동도(喬桐島)에 내쫓겨 이듬해 의문사(疑問死)했다.

 

그런데 광해군이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축출되자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광해군에 의해 사실상 사사(賜死)된 임해군이 친임(친 임해군)‧친광(친 광해군) 계파갈등의 피해자처럼, 비운의 영웅처럼 재평가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학계의 평가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임해군‧광해군 모두 악행(惡行)에 있어서 도토리 키 재기”가 보편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명‧비명 간 계파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친문 황태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친문계가 친명계의 공천학살 최대 타깃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 친문계를 동정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상 친문계도 친명계와 도긴개긴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이독제독(以毒制毒)이라고 했던가, 이번 계파갈등 사태를 계기로 모든 이물질이 제거된 깨끗한 대한민국 정당으로 민주당이 재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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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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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소유

    이번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을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 풀소유
    오주한
    작성자
    2024.02.29
    @풀소유 님에게 보내는 답글

    홍준표 시장님이 국민의힘이신 만큼 청꿈 식구님들께선 국민의힘을 최우선 응원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을까 싶습니다. 객관적 소견이었습니다.

  • 오주한
    풀소유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물론입니다.

    친북친중 민주당을 뽑을 일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재명 하는 짓이 나라와 국힘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 말한 것뿐입니다.

  • 풀소유
    오주한
    작성자
    2024.02.29
    @풀소유 님에게 보내는 답글

    루즈벨트가 얘기했다는 저 xx는 우리의.. 읍읍. 어떠한 취지의 말씀이신 줄 짐작해봅니다. 천기누설 방지 차원서.. 20000. 허나 많은 분들 말씀처럼 섣부른 예상은 지양해야 될줄 아옵고 저도 그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