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개월 만에 재회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국교 정상회 60주년을 맞는 2025년에 한일 관계를 도약시킬 역사적 전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석 당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정부간 합의체 복원에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각계 각급에서 교류가 크게 증진됐다"며 "한일관계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 한일 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되도록 합심해서 준비하자"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1년 전 일본의 총리 대신으로서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고, 이후 윤 대통령을 일본 히로시마로 모셨다. 이번에 신록의 서울을 다시 방문해 아주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면회담) 이외에도 대화, 통화 등 계속 긴밀히 소통하고 있어 대단히 기쁘다"면서 "이러한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 외교를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포함해 취임 후 한일 정상회담을 10차례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하며 한일 셔틀 외교를 복원한 이후 지난해에만 7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양국의 최대 현안으로는 '라인 사태'가 꼽혔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 통신 비밀 보호와 사이버 보안 확보를 요구하는 행정 지도를 했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행정지도에는 '네이버와 자본관계 재검토' 등이 담겼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행정지도가 네이버 보유 주식을 매각하라는 강요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한다는 입장이 불변하다는 원칙 하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를 요구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 간 초기 단계부터 잘 소통하며 협력했고 또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며 "라인 사태는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윤덕민 주일본 대사,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모리야 히로시 관방부 장관,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 대사,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외무심의관, 세리자와 키요시 방위성 방위심의관, 나마즈 히로유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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