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5엔을 넘어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60엔까지 올랐다.
미일 금리차가 지속되는 이상 엔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변국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30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전일(29일) 엔달러환율은 장중 160엔을 기록했다.
달러당 160엔 돌파는 199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24일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달러당 155엔을 넘긴 후 환율 급등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안전자산 쏠림현상과 미국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위축으로 강달러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화는 맥을 못추고 있다.
여기에 예상과 달리 일본은행(BOJ)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엔화 약세는 더욱 거세졌다.
BOJ는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연 0~0.1%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매입도 기존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엔저 흐름 속에서도 양적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시장 예상과 상반된 결과다.
연 0~0.1%인 일본 기준금리와 연 5.25~5.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 격차가 유지되는 이상 엔화 매도, 달러 매수 흐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슈퍼엔저는 일본 경제는 물론 한국에도 부담이다.
일본은 당장 무역수지가 악화 우려에 직면했다.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부담을 키워 내수 경기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엔화 약세는 곧 원화 약세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도 위험해질 수 있다.
엔화와 원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통화로 경제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과 기업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해외 언론들도 이른바 '킹달러'로 불리는 미국의 달러 초 강세 현상에 한국과 일본이 가장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 중이다.
달러화 강세가 세계경제의 물가 상승 둔화를 방해하는 등 세계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의 높아진 구매력이 물가 억제에 성공하기 시작한 나라들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미국의 고금리, 강달러가 신흥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4/30/20240430000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