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강연에서 55분 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해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결단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평가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패배주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을 일으켜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과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해 "불굴의 도전과 투지로 기업을 발전시킨 대한민국 현대사의 영웅"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55분간 특별강연을 했다. 기념식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외 상공인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특별 강연에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줄기차게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 기본가치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
총선을 20여 일 앞둔 가운데,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종북 세력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숙주 삼아 대거 원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 "이승만 위대한 결단으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윤 대통령은 먼저 이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세계에 5개 국가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10대 경제 대국을 넘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이 아낌 없이 땀을 쏟아 이뤄낸 기적적인 성과이지만 그 길의 맨 앞에는 우리 기업이 있고, 또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건국부터 오늘까지 돌이켜보면 역사의 고비마다 위대한 결단이 있었다"며 "1945년 광복을 맞았을 때, 북녘은 공산전체주의를을 선택했지만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결단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토대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농지 개혁, 교육 개혁, 정치 개혁이라는 3대 개혁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토대를 닦았다"며 "누구나 땅을 가질 수 있고, 또 공부할 권리를 누리고, 자유롭게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만 그 당시에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결단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헌법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참정권을 천명해 여성의 사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가 여성 참정권 인정한 것은 1953년 유엔 여성 참정권 협약보다 1971년 스위스보다도 빠른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산업의 든든한 토대인 원전 기반도 만들었다"며 "1956년 한미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1959년 원자력원과 원자력 연구소를 순차 설립했다. 또 원자력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원자력공학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 "박정희 업적 끝 없어 … 패배주의 빠진 국민 일으켜세워"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박정희 대통령이 1969년 장기 원전 계획을 수립했고, 1978년 4월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적 원전 강국이 됐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패배주의에 빠진 국민을 일으켜 세운 게 가장 큰 업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전 세계 저개발 국가들이 경공업에 주력할 때 박정희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수출 주도 공업화 전략을 과감하게 추진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1963년 외환이 바닥나고 세계은행과 주요 선진국들이 차관지원을 하지 않을 때도 박 대통령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 월급을 담보로 서독으로부터 최초의 업차관 1억5000만 마르크, 약 4000만 불을 도입해서 수출입국의 시동을 걸었다"며 "그 후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구호 아래 16년 동안 무려 180회가 넘는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 관료뿐 아니라 기업인들도 참석해서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면 그 자리에서 즉각 논의하고, 해답을 내주고,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그렇게 해서 1964년 수출 1억 달러 달성하고, 불과 13년 만인 77년에 100억 달러의 수출 위업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이 수출이 아닌 내수를 선택했다면 지금 우리 1인당 GDP는 3만 달러 선이 아니라 3000불도 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5만 달러, 10만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50억 명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 "이병철 회장의 혜안이 오늘의 삼성과 대한민국 만들어"
윤 대통령은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병철, 정주영 회장 두 분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위대한 기업인' '끈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보여주신 기업가정신을 상징하는 분들'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병철 회장의 업적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저는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혜안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며 "이 회장께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 1983년 2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반도체는 미국과 일본만 가진 최첨단 기술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반도체 진출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이병철 회장께서는 반도체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기반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꺾지 않았고, 삼성은 반도체 진출 선언 9개월 만에 세계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고, 10년 만인 1993년에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올라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작년까지 31년간 삼성은 메모리반도체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우리 경제를 떠받드는 기둥이 되었다"며 "1983년 이병철 회장께서 반도체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섬유에서 비료로, 다시 전자에서 반도체로, 시대를 앞서간 이병철 회장의 혜안이 오늘의 삼성과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주영 회장 불굴의 도전 … 조선 신화와 중동 건설 신화"
윤 대통령은 "정주영 회장님의 도전정신 또한 우리 경제 발전의 견인차였다"며 "1971년 정 회장이 조선소 건설을 계획했을 때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며 우리는 500년 전인 1500년대에 이미 이러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해서 차관을 받아냈다. 사진 한 장과 유조선 도면 한 장으로 유조선 두 척을 수주해낸 것"이라고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발주했을 때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은 너무 덥고 물도 부족하다면서 사업 참여를 꺼렸다"며 "정 회장께서는 비가 오지 않으니까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 모래가 지천에 있으니 자재 조달도 쉽다는 역발상으로 사업을 수주하셨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된 중동 건설 붐은 그렇게 시작됐다"며 "이처럼 정주영 회장께서는 조선 신화와 중동 건설 신화를 거쳐 포니 신화에 이르기까지 불굴의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병철, 정주영 회장님을 비롯한 불굴의 도전과 투지로 기업을 발전시켜 온 우리 상공인들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 현대사의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영웅들의 결단과 도전을 지금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설계하는 토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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