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당의 대표가 그 살인의 명백한 '젠더적' 성격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 끔찍한 범행의 동기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 복수심에 따른 보복살인? 아니면 단순 과실치사? '젠더'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이 범죄의 본질을 극구 부정하는 이유가 뭡니까?
남성이 교제하는 여성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살해의 이유는 대부분 '헤어지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헤어지자'는 게 사람을 죽일 이유가 됩니까? 이별을 통고받았다고 어디 여성이 남성을 죽입디까? 내가 아는 한 그런 일은 매우 드뭅니다. 이게 이준석 대표의 말대로 그저 우연에 불과할까요?
2006년 국제 마피아 조직원이 제 여친과 그의 어머니를 칼로 난자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7년 한 남성이 교제하던 여성을 역시 칼로 찔러 살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성남의 자칭 인권변호사가 변론을 맡아 '심신미약'을 주장했지요. 두 사건 모두 살해의 동기는 '헤어지자'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데이트 폭력, 데이트 살인의 동기는 '젠더'에 있습니다. 여성을 독립적 인격이 아니라 자신의 소유물로 바라보니, 헤어지자는 말에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요. 이것이 날로 심각해지는 데이트 폭력과 데이트 살인의 유일한 동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젠더 살인이 아니라고요? 이준석 대표는 왜 이 명백한 사실을 부정할까요?
이런 범죄를 막으려면 남성들이 가진 그릇된 인식을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헤어지자는 말에 여성을 때리거나 죽여도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죠. 그리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버릇은,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남성들 사이에 꽤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 남성들 속에 물론 나도 포함됩니다.
나는 안 그렇다구요? 대부분의 남성은 눈처럼 순결한데 일부 남성만이 문제라구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흰색과 검은색 사이에는 수많은 명도의 회색이 존재합니다. 극단적인 범죄는 그보다 덜 극단적인, 그리하여 매우 평범한 차별의식의 토양 위에서만 저질러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남자들은 택배상자를 그냥 버리죠. 근데 혼자 사는 여성들은 거기에 붙은 주소를 떼어내고 버린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여자들이 모든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한 여성이 부주의하게 택배상자를 버렸다가 살해당한 일이 있었지요. 주소를 떼어내고 버렸다면 그녀는 지금 살아있을 겁니다.
공당의 대표라면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는 일이 고작 남초 커뮤니티에 죽치는 안티페미들의 심경 관리해주는 것이었습니까? 물론 이준석 대표는 그 수법으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당 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지요. 그런데 대선은 그 당의 집안잔치가 아녜요. 2030 여성들은 표가 없다고 믿는 건가요?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은 수의 표를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 참기 힘든 것은 허접한 개드립. '고유정' 얘기를 합니다. 남편을 죽인 아내의 수와 아내를 죽인 남편의 수. 어느 쪽이 많나요? 남녀 간 살인 사건의 압도적 다수에서 남성은 가해자이고, 여성은 피해자입니다.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을 넘어 압도적입니다. 그 차이가 단순한 우연, 혹은 통계적 착시일까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많이 죽였지요. 물론 그 시절에도 일본인을 살해한 한국인들도 더러 있었을 겁니다. 고로 일제에 의한 한국인의 살해는 식민주의는 아무 관계 없는, 그저 개인들 사이의 범죄에 불과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일본인을 살해한 김 아무개를 봐라. 이건 식민주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해야 할까요?
파키스탄인, 흑인 범죄 드립도 허접하긴 마찬가지죠. 외국인 노동자들의 범죄율은 외려 한국인들의 그것보다 낮습니다. 다만 그 범죄들 사이에서 강력범죄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외국인노동자들의 경우 대개 사회적 하층이라 화이트 칼라 범죄율이 낮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강력범죄 비율이 높아 보이는 통계적 착시현상이 발생하죠.
파키스탄인의 살인 피의자 비율이 높다구요? 그런 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작년 한 해에 외국인에 의한 살인사건이 달랑 25건. 그 중에서 우연히 2~3건만 특정 국가 사람이 저지르면 통계는 다른 국적 사람들보다 두세 배 높게 나오겠지요. 하지만 그런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닙니다. 거기서 유의미한 결론이 나오는 게 아니죠.
미국에서 흑인 범죄율이 높은 것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흑인들이 여전히 사회적 빈곤층을 이루고, 배심원단이 인종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해 같은 범죄라도 유죄판결을 받는 비율이 백인보다 높다는 등등.... 거기서 나온 결론은 흑인계층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균수준으로 높이고, 아직도 남아 있는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것 등등...
그런데 자꾸 터져나오는 데이트 폭력, 데이트 살인의 경우 남성들이 가해자이고 여성들이 피해자인 경우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은, 도대체 이준석 대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전을 던지는데 계속 앞면만 나오는 사태의 원인을 그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는가? 어쩌다 한번 뒷면이 나온 것으로, 그 압도적인 비율의 차이가 설명이 된단 말인가?
아킬레스가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얘기가 헛소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죠. 하지만 그게 왜 헛소리인지 설명하는 것은 아주 복잡한 일입니다. 이준석이 늘어놓는 궤변도 마찬가지지요. 그야 그냥 개소리를 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도 골빈 안티페미들이 왕왕 짖어대며 호응해 주니까요. 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이렇게 긴 글을 써야 합니다.
데이트 폭력, 데이트 살인의 바탕에는 성차별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해야지 이런 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길이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부정하고 은폐하는 것은 앞으로 이 땅에서 계속 여성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용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짓을 공당의 대표가 하고 앉아 있다는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먹물좌파 현실인식 자기편의대로 하는. 내로남불의 한편 가닥
ㅈ같은 내용이군요 아물론 시간아까워 안읽었습니다
내가 쓴 글 아닙니다~
비추천 누르지 마세요
ㅇㅎ ㅈㅅ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버릇은,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남성들 사이에 꽤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 남성들 속에 물론 나도 포함됩니다.
나는 안 그렇다구요? 대부분의 남성은 눈처럼 순결한데 일부 남성만이 문제라구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진중권씨는 지금 선결문제요구의 오류를 범하고 있네요. 모든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는 전제로부터 모든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는 결론을 도출하셨군요. 철학을 공부하셨다는 분이 아주 기본적인 논리학 지식도 모르시는군요. 안타깝습니다.
급하게 뭔가로 이준석을 반박하는 글을 쓰려다 보니까 자가당착에 빠진듯
논리적인 오류도 오류지만 본인만 비정상이 아니라 모든 남성이 그렇다고 믿고 싶은거죠.... 자기만 비정상이면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그렇다면 설마 본인을 기준으로 하는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건가?
역겨워서 끝까지 못 읽겠군요
문체도 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