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저임금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여러분은 최저임금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당신의 생각도 저와 같거나, 이와 관련된 문제일 겁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요?

그건 최저임금제가 가장 적게 줄 수 있는 임금을 정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고용주 중에서 가장 약자인 소상공인은 평균적으로 가장 적은 금액의 임금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제한하여 강제로 올려버리면 그 차이만큼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상공인이 가장 힘들고, 중소기업이 다음이며, 대기업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점 하나 때문에 최저임금제를 없애야 할 정도로요.

동의하기 어려우신가요?

그럼 예를 하나 들어보죠. 과거에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세금이 있었거든요.

 

혹시 인두세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인두세는 모든 사람이 같은 금액을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같은 세금을 내니, 가난한 사람일수록 부담이 크고 부자일수록 부담이 작죠.

저는 나라가 어떤 목적을 위해 구성원에게 부담을 요구한다면, 가진 게 적은 사람은 작은 부담을, 가진 게 많은 사람은 큰 부담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옛날 사람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나 봅니다. 인두세가 시행 될 때마다 아주 거센 저항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런 형태의 세금이 없습니다.

 

당신이 인두세의 문제점과 사라진 이유에 대해 동의하신다면, 다음 문장 역시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가진 게 적은 기업은 작은 부담을, 가진 게 많은 기업은 큰 부담을 져야 한다."

이제 다시 최저임금제의 문제점을 생각해봅시다.

분명 처음과는 문제의 심각성이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최저임금제를 없애는 건 너무 나간 거 아니야?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혹시 이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럼 반대로 묻겠습니다.

당신은 최저임금제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최저임금제를 제시할 수 있습니까?

최저임금을 낮춘다던가, 권장으로 바꾸고 지키면 세금 혜택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어떤 방법을 쓰든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출 순 있어도, 대기업의 부담이 가장 작고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장 크다는 구조 자체를 바꿀 순 없을 겁니다.

이 문제는 최저임금제의 본질인 가장 적게 줄 수 있는 금액을 정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최저임금제를 없애고, 그 역할을 대신하는 다른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 정책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걸 알려면 최저임금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정책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최저임금제는 산업혁명 시대의 끔찍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여러 정책 중 하나입니다.

너무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들이 고통받으니, 임금을 강제로 올려서 최소한의 생계비는 얻을 수 있게 한 것이죠.

이처럼 최저임금제는 노동자의 생계비 보장 역할을 합니다.

즉,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면 굳이 최저임금제가 아니어도 된다는 겁니다.

 

이 노동자의 생계비 보장 역할을 하는 새로운 정책은 당연히 예산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제를 대신하는 정책이니 거기에 쓰였던 예산을 활용하는 것이 맞겠죠.

이런, 하지만 그런 건 없군요. 최저임금제 때문에 세금을 걷은 적은 없으니까요.

따라서 우리는 새 정책을 위해 기업에게 추가적인 세금을 걷어야 합니다.

 

이미 법인세 너무 많이 내는데 무슨 추가 세금이냐고요?

대신에 최저임금제가 사라지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대기업은 어떡하냐고요?

지금까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노동자 생계비 부담 때문에 허덕일 때 빠져있었잖아요.

정상이 아닌 것을 정상으로 되돌린 것이니 감수해야죠.

누진세가 너무 높다는 얘기라면 그건 따로 생각해야지 여기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정리하자면 최저임금제를 대체할 새로운 정책은 노동자의 생계비 보장을 위해 기업에게 세금을 걷어서 운영되는 정책이어야 합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과 추가 세율 등은 이제부터 논의를 통해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