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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된 아파트 보존하자던 '박원순 코미디' 이 정도로 끝나 다행 [사설]

쌀강아지 청꿈모험가

http://naver.me/GUQI8i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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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만에 철거를 앞둔 충정아파트 [매경DB]도심 속 흉물인 데다 안전 문제까지 유발하는데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고집으로 허물 수 없었던 '충정아파트'를 마침내 뜯어내게 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85년 된 이 건물을 철거하도록 지난 15일 결정했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국내 최초의 아파트다. 아파트 이름도 건립자(도요타 다네오) 이름을 딴 '도요타아파트'에서 1967년 '유림아파트', 1975년엔 지금의 '충정아파트'로 두 차례 바뀌었다. 

이 아파트는 워낙 낡아 벽에 금이 가고 악취가 진동하는 흉물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 유산"이라며 아파트 보존 결정을 내렸다. 근현대 한국인의 생활양식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논리였다. 박 전 시장은 또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강남구 개포주공 1·4단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도 낡은 아파트 한 동씩을 남기라고 요구했다. 사진·비디오는 물론 가상현실을 통해서도 과거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요즘 도심 한복판에 흉물을 남기는 것은 한마디로 '박원순 코미디'다. 노후동 존치에 따른 안전 우려, 주변 경관과 부조화, 사업성 약화 등을 들어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서울시는 인허가권을 무기 삼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군사 독재 시절 볼 법한 이런 강압 행정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에 끝낸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재건축 한 동 남기기' 코미디도 오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에서 올해 2월 흉물 철거가 결정됐고 개포주공 1·4단지도 '연탄 아파트' 3개동을 철거하고 휴식공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반포주공 1단지도 한 동을 허물되 일부 공간을 활용해 역사박물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축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이 '유산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노후 아파트 흉물을 도심 한복판에 존치하려 한 것은 행정권 남용이자 주민 재산권 침해다. 지역 유산 선정은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 그런 절차도 없이 시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정 독주는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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