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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담] 일당 6천만원 신화의 ‘개억신당’

오주한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 담은 담론

일당 8백 클린스만도 울고 갈 먹튀 논란

 

여기 혈세(血稅)도둑으로 조선(朝鮮)‧명(明)나라 모두에서 악명 떨친 빌런이 있다. 가도(椵島)의 모문룡(毛文龍‧생몰연도 서기 1576~1629)이 문제의 물건이다.

 

명나라 항주(杭州) 출신인 모문룡은 있는 집안 자제였다. 있는 집안 2세로서 남부럽지 않게 살던 그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1600년께 군문(軍門)에 들어가 군인의 길을 걸었다. 수군(水軍) 지휘에는 그럭저럭 재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성은 비견할 자 없는 개차반으로서 남의 공(功)을 가로챘다는 의심을 크게 샀다고 한다.

 

여진족(女眞族)의 후금(後金)에게 연거푸 패해 조선인 복장을 하고 달아난 모문룡은 1621년 평안도 철산(鐵山) 앞바다의 가도에 상륙했다. 제3의 세력을 자처한 그는 철산‧용천(龍川)‧의주(義州) 등 조선 땅을 헤집고 다니면서 명나라 패잔병‧난민 등을 그러모아 머릿수를 불렸다. 한편으로는 죄 없는 조선백성들을 학살하고서는 “여기 여진족의 머리를 베어왔다” 허위로 공을 조작했다.

 

모문룡은 “입당은 자유지만 탈당은 아니란다” “부동산 차명 소유 의혹으로 제명된 정숙(靜淑)한 인재 대환영” 식으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1만여 병력을 확보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국가보조금 수령 조건을 채웠다고 자신했다. 그는 명 조정에 사람을 보내 “제가 제3세력 돌풍 일으킬 테니 돈 주쇼” 구걸했다. 동시에 조선 조정에도 똘마니를 보내 “내가 여핵관(여진족 핵심관계자) 응징하려 하니 쌀 주쇼” 요구했다.

 

억대 현금‧현물 챙기는 동안 정작 모문룡이 한 일이라곤 복식호흡하며 산소를 이산화탄소로 바꾸기, 조선‧명나라를 상대로 한 공갈빵이 전부였다. 도리어 쓸데없는 보복 심리로 후금을 자극해 1627년 정묘호란(丁卯胡亂) 발발 원인 중 하나를 제공했다. 여진 기병이 보이자마자 바람과 함께 도주했던 모문룡은 난이 끝나자마자 돌아왔다. 그는 “저 놈이 철수했던 모문룡이다” 손가락질하는 백성들에게 “나는 안 철수했다. 이 새X가” 욕하며 엄한 평안도 양민(良民)들에게 분풀이를 했다.

 

총체적 난국의 모문룡은 결국 보다 못한 제 상전에 의해 압록강 아니 요단강을 건넜다. 대금(對金) 전선 총책임자로 나선 원숭환(袁崇煥)은 이 혈세도둑‧육두문장가를 용서치 않았다. 3만 병력을 이끌고 원숭환과의 회담에 나섰던 모문룡은 장막 밖에 매복한 도부수(刀斧手)들에 의해 목숨 잃어 밤하늘의 유성(流星)이 됐다. 원숭환은 조선국왕 인조(仁祖)에게 장문의 표문을 올려 조선백성들에게 깊이 사죄했다.

 

개혁신당이 새로운미래(새미래)와의 통합 약 11일만에 정당보조금 6억6000만원을 챙겨 논란이다. 단순계산으로 할 때 ‘세후(稅後) 일당 6000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먹튀’ 논란의 위르겐 클린스만(Jurgen Klinsmann) 일당(연봉 29억÷365일=약 800만원)을 훨씬 상회한다.

 

11일 동안 개혁신당이 국가‧국민을 위해 무엇을 기여했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에서 ‘먹튀’ ‘보조금 사기’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새미래의 통합 철회로 억대 보조금 수령 자격(국회 의석수 5석)이 소멸했음에도 6억6000만원을 회수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한다.

 

개혁신당은 6억6000만원을 동결(凍結)한 뒤 관련법 개정 후 반납하거나 다른 곳에 기부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간의 여러 논란들과 겹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가 쉽사리 사라질지 의문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서토(鼠窟)에 몰린 듯한 개혁신당 처지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개혁신당은 이제라도 세상‧사람을 돈‧표로만 계산하는 태도, 수서양단(首鼠兩端)하는 자세를 지양(止揚)할 때 비로소 출구가 보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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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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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주한
    작성자
    2024.02.22

    보조금 수령일인 15일까지의 근무일수로 6억6천을 나누면 평균 일당금액은 훨씬 올라갑니다만 개혁신당 체면을 봐서 그러지 않았습니다.